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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한미家] 신동국 vs 오너일가, 한미 지분 전쟁 ‘재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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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16 05:00:19   폰트크기 변경      

신동국 1727억 추가 배팅하며 지분율 35.1% 확보, ‘단독 경영권 장악’ 포석
차남 임종훈, 지분 절반 솔브레인펀드에 매각… ‘모녀+차남’ 연대로 신동국에 맞불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대주주 신동국 회장’과 ‘창업주 오너 일가’ 간의 지분 전쟁으로 재격돌했다. 최근 닷새 사이 약 2500억원 규모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이동하며, 과거 ‘모녀 vs 형제’의 구도였던 전선은 이제 ‘모녀·차남 연합 vs 신동국·장남 연합’이라는 새로운 역학관계로 재편됐다.


한미약품 전경 / 사진: 한미약품 제공

◇ 신동국 회장, 3865억 거액 베팅…지분 35% 확보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지난 7일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측의 보통주 360만4799주를 1727억원에 장외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취득가는 4만7920원으로 시가 대비 약 51%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어졌다.

이번 거래로 신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28.15%로 올랐고, 본인 소유의 한양정밀 지분(6.95%)을 합쳐 총 35.1%의 지배력을 갖췄다. 신 회장은 지난 3월에도 임종윤 회장의 개인회사로부터 2137억원 규모의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올해에만 임 회장 측 주식을 매입하는 데 총 3865억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주목할 점은 신 회장이 이 매입 자금을 전액 주식담보대출과 교환사채(EB) 발행 등 총 5365억원 규모의 대출로 충당한다는 사실이다. 연간 이자 비용만 약 180억원, 매달 15억원에 달하는 금융 비용을 무릅쓰고 단행한 공격적인 지분 확보 전략이다. 이는 옛 4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 주주간계약이 만료되는 2029년 이후 ‘독자적인 경영권 장악’ 혹은 ‘유리한 조건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겨냥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 차남의 이탈과 모녀 연대… 백기사 ‘솔브레인’ 등판


신 회장의 숨 가쁜 베팅 직전, 한미 경영권 구도의 캐스팅보트였던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결정적인 균열을 냈다. 임 대표는 형(임종윤 코리그룹 회장)과 달리 신 회장 측의 고가 지분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지난 2일 자신의 지분 절반(2.50%)을 사모펀드 ‘나우아이비22호펀드’에 820억원에 매각했다.

나우아이비의 최대주주는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이다. 솔브레인은 과거 경영권 분쟁기부터 송영숙 회장 등 모녀 측의 지배구조 개편 파트너로 거론되던 곳인 만큼, 시장은 이번 거래를 사실상의 ‘모녀 측 백기사 등판’으로 보고 있다. 대표는 매각 직후 “어머니, 누님과 뜻을 같이해 선대회장의 유지를 잇겠다”고 밝히며 모녀와의 연대를 공식화했다. 이는 신동국 회장의 거듭된 경영 개입과 원가 절감 압박 등에 누적된 불만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써 임 대표는 형 임종윤 회장과 결별하고 모녀 진영의 핵심 축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 오너가 우세 속 거버넌스 싸움 장기화 예고


임종훈 대표의 연대 합류와 백기사 솔브레인의 가세로 오너 일가 측 우호 지분은 모친(송영숙 회장)과 누나(임주현 부회장), 가현문화재단, 라데팡스파트너스(9.81%) 등을 더해 총 40.86%로 불어났다. 신 회장 측 지분율(35.1%)을 약 5.76%포인트 앞서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임 대표의 이탈로 신 회장의 ‘완전한 경영권 장악 후 매각’ 전략에 급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한다. 35가 넘는 지분을 들고도 오너 일가의 우호 지분에 밀리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온전히 인정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법적·제도적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더라도, 기존 4자 연합 내부의 핵심 주주 간 동맹 관계가 깨진 만큼 거버넌스 재편을 둘러싼 한미약품그룹의 지분 싸움은 한층 더 복잡하고 장기적인 대치 국면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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