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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도시정비포럼 전문위원 칼럼] 앞당겨진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설계 업무 고충 등 해결과제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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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20 05:00:18   폰트크기 변경      
이정석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

대한도시정비포럼은 <대한경제>가 만든 업계, 전문가, 조합(추진위)이 한 자리에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는 민간 협력 플랫폼입니다. 매주 각 분야 전문위원들의 시장 분석을 들려드립니다.


이정석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 /사진:대한경제 DB

서울시의 2023년 정비사업 제도 개선으로 시공사 선정 시점이 다소 앞당겨졌다. 분명 개선으로 여겨질 수 있는 변화이지만, 이로 인한 설계 업무 진행상 고충이나 주의가 필요한 부분 역시 노출되고 있다.

먼저, 설계자 입장에서 실질적 업무 부담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제도 변화 이전에는 장기간 설계 진행과 심의ㆍ인허가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결과물이 시공사 선정 단계 이후 또 다른 설계 변경으로 이어지는 관행이 있어왔다. 하지만 제도 변화 이후 불필요하거나 중복되는 제반 업무가 배제되고, 설계비 총합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예상돼 조합 입장에서 분명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로 인식된다.

반면 설계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현실은 설계 용역 계약 시 ‘시공사 선정용 도면 작성’ 업무가 추가돼, 실질적인 설계 업무 증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버렸다. 한때는 해당 업무 증가분에 따른 별도 용역비를 산정하기도 했으나 현재 대부분의 현장에서 설계 용역 계약에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구조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 시점에 공사비 산출을 위해 심의도서 수준의 결과물이 요구되고, 그 내용이 그대로 시공사에 전달돼 입찰이 진행된다. 결국 시공사 선정용 도서와 이후의 실제 설계 내용이 이중으로 작업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질적으로 시공사가 제시하는 대안설계로 대부분 내용이 수정되며, 결국 설계사 입장에선 설계 초기 단계의 특성상 충분한 추가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설계 작업을 해야만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둘째, 사전 검토ㆍ검증이 충분한 시간 동안 이뤄지지 않는 데 따라 나타나는 오류나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촉박한 시간 속에 심의 도서 수준의 시공사 선정용 도면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주변 현황과 부지 상황에 대한 충분한 파악이나 법적인 검토가 미흡할 경우, 중간설계나 실시설계 진행 단계에서 뒤늦게 문제점들이 대두되거나 시공 과정에서 새로운 이슈들이 떠오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제시되는 대안설계 내용 역시 한정된 시간 내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결과물로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사전 검토가 미흡해 잠재적 리스크를 모두 불식시키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과거에 비해 급하게 진행된 틀 속에서 자칫 초기 설계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설계사 입장에서 각별한 주의와 업무 집중도가 요구된다.

셋째, 설계 전문가 입장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건축적 아이디어와 주거 환경 개선 요소 반영에 한계가 있다. 기존 일반적인 정비사업에서는 사업 초기 몇 년간의 설계 단계를 거치면서 건축설계 전문가들의 주도 아래 제시되는 수많은 계획 개념과 주민들을 위한 단지 내외부 정주 환경 개선 아이디어들이 조합과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조정되고, 다듬어지고, 적용돼왔다.

그러나 이제는 시공사의 색깔과 논리, 매뉴얼 적용이라는 틀 속에서 주거 공간이 상품으로 생산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설계 전문가로서 입지를 스스로 찾고, 우리 건축가들이 여전히 더 나은 공간과 환경을 고민하고 만들어 내야 하는 주체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정비사업 특유의 민감하고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서 환경적 이슈, 건축적 제안, 살기 좋은 공간에 대한 고민이 공사비라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와 균형을 이루며 만족스러운 결과물로 완성되는 그날까지 설계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길, 또 그 역할이 보람으로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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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
이종무 기자
jmlee@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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