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관주 기자]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지분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은 흐름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새 주인 찾기가 수포로 돌아간 데 이어 마스턴투자운용의 2대 주주 유치 역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주주단에 인수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과거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타진했던 태광그룹(흥국생명) 등 기존 후보군 역시 재참여에 선을 그은 상태다. 이번 매각 대상은 고(故) 김대영 창업주의 배우자 손화자 씨(12.4%)와 조갑주 대표(1.99%), 조 대표의 가족 회사인 지에프인베스트먼트(9.9%) 등 지분을 포함한 총 98% 규모다.
시장에서는 고령인 손 씨의 여건을 고려할 때 매각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새로운 원매자가 나서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 본입찰과 관련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고발인인 흥국생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매각자가 프로그레시브 딜(호가 인상 경쟁) 방식을 활용하면서도 이를 외부에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입찰 당시 흥국생명은 1조500억원의 최고가로 인수가액을 제시했는데 9000억원 중반대를 적어냈던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이후 1조1000억원으로 입찰가를 높게 수정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이지스자산운용의 딜 중단은 마스턴투자운용에게도 뼈아픈 대목이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과정에서 거론된 1조원대 몸값이 마스턴투자운용의 눈높이를 끌어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스턴투자운용은 국내 사모펀드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를 2대 주주로 유치하려 했으나 가격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됐다. 이어 연초 경영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다우키움그룹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마저도 결렬됐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지분 50%를 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하자 다우키움그룹 측이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해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제재 리스크에 벗어난 김대형 창업자 겸 고문이 경영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고수하면서 마스턴투자운용의 셈법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이에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 2월부터 지분 매각 상한을 최대 25%로 낮춰 2대 주주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선회한 상태다. 현재 김 고문의 지분율은 32.5% 수준이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스턴투자운용이 경영권을 방어한 채 2대 주주로 들어올 투자자만 찾고 있다”며 “주요 출자자(LP) 입장에서는 현 오너의 그립감이 강한 상태에서 굳이 투자에 나설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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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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