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반’ 논란…혁신사다리 사라질 수도
세밀한 시장관리로 유망 중소ㆍ벤처 요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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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시총기준 상장폐지 위기 기업수 추이/사진=대한경제 |
[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코스닥 체질개선이 본격화되고 지수가 고꾸라지면서 상장폐지 위기 기업이 무더기로 늘고 있다.
정부의 혁신방안에 기대감도 크지만 일부에서는 기업 및 시장 현실 외면으로 인해 ‘성장 사다리’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시가총액이 상장폐지 기준(200억원 이하)이거나 내년 1월 상향될 기준(300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코스닥 기업은 339개로 집계됐다. 올초(148개) 대비 2배 넘게 불었다. 전체 코스닥 상장사(1725개)의 5곳 중 1곳(19.6%) 꼴이다.
문제는 상폐요건에 해당되는 기업 가운데 일부는 최근 3년간 실적추이가 부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3년(2023~2025년) 중 2개년 이상 영업흑자를 낸 기업이 145개(42.8%)에 달했고, 이 가운데 3년 연속 매출 성장과 영업흑자를 모두 충족한 곳은 27개(8.0%)였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동전주 퇴출·승강제·중복상장 원칙금지의 코스닥 체질개선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형식적인 체질개선 작업은 개별 기업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설사 요건에 맞춰 액면병합이나 인수합병으로 시장 퇴출을 피해도 주가하락으로 상장 유지비용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상폐 이후에는 코넥스도 아닌 장외시장으로 퇴출되는 만큼, 중소기업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서는 시총과 동전주·요건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사업성장에 자금을 투입하기도 바쁜데 관리종목 지정 전에 액면병합이나 인수합병 등 선제전략 마련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승강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단순 지수반등을 위해 우등반 조성이라는 비판과 함께 낙인효과 우려가 나온다. 벤처혁신 기업의 성장을 돕겠다는 코스닥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 상장사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내 밸류업 노력이나 업종별 지수 차별화, 관련 ETF 상품 개발 같은 시장 활성화 노력이 선행되지 않았다”며 “이미 우량종목 위주로 짜인 150개 구성 종목 중에서 다시 상위 70개 안팎을 골라낸다고 하니 선별기준에 대한 의문과 배제될 기업들이 입을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량주만 더 우대하는 구조로는 코스닥 전체 저변을 넓히기 어렵고, 오히려 ‘2등 시장’이라는 낙인만 강화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중복상장 원칙금지에 대해서도 일부 투자자 기만사례를 근거로 이미 준비중인 상장절차들이 일제히 규제로 막혀 IPO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적분할을 통한 사업 분리는 국내 산업구조상 줄곧 활용된 자금조달 방식인데도, 일부 편법적 활용 사례 탓에 합법적으로 상장을 준비해온 기업들까지 모회사 일반주주 동의라는 사실상 통과가 어려운 요건에 발이 묶이게 됐다는 불만이다.
그는 “근본적으로는 시장이나 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의 개혁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며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제도가 오히려 중소혁신 기업이 딛고 올라서야 할 ‘성장 사다리’를 걷어 차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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