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설효 기자]국내 체류 외국인과 카드 결제 수요가 늘면서 외국인 신용카드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통신요금 납부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발급체계를 도입하면 국내 금융이력이 짧은 외국인의 신용카드 접근성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청년·외국인 등 금융이력 부족자를 포용하는 신용카드 발급체계를 오는 12월 도입하기로 했다. 카드 발급 때 대안신용평가를 적극 활용하고, 금융이력을 확인하기 어려우면 보증금을 담보로 카드를 발급하는 내용이다.
외국인은 국내에서 소득을 얻고 통신요금 등을 꾸준히 납부해도 카드·대출 거래기간이 짧으면 기존 신용정보만으로 상환능력을 충분히 평가받기 어렵다. 카드사도 체류자격과 잔여 체류기간, 재직·소득의 지속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외국인 신용카드 수요는 이미 커지고 있다. 여신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카드 등 5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외국인 신용카드 발급 매수는 2020년 30만9696개에서 지난해 상반기 61만5216개로 98.7% 증가했다. 다만 같은 시점 체크카드는 279만6257개로 신용카드의 약 4.5배였다.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의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2019년 약 3조4000억원에서 2023년 약 5조6000억원으로 65%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78만명, 이 가운데 장기체류자는 약 216만명에 달했다.
카드업계에서도 대안정보 기반 심사모형을 고도화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비금융 대안정보를 활용한 신용카드 발급 심사전략을 분석하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카드심사와 요청한도, 카드론 심사 등 353개 항목을 활용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조정하고 심사전략을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은 아니지만 금융이력이 부족한 고객을 평가할 기반을 넓히는 움직임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평가를 보완하기 위해 통신정보 등 일부 비금융 대안정보를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며 “대안신용평가가 고도화되면 금융이력이 부족한 외국인 고객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다양해져 심사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평가로도 신용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외국인에게는 보증금 담보 카드가 보완수단이 될 수 있다. 일정 금액을 예치하고 카드사가 이를 담보로 설정한 뒤 담보액 범위에서 한도를 부여하는 구조다.
금융위는 2015년부터 신용정보나 가처분소득 증명이 어려운 내·외국인이 예금을 담보로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번 방안은 기존 담보형 발급수단을 외국인 등 금융이력 부족자를 위한 공식 체계로 활성화하는 성격이 강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평가정보를 안정적으로 활용하려면 검증 절차와 시스템 고도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설효 기자 edd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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