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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은행권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이 상반기에 올해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집단대출인 잔금대출까지 중단하고 나섰다.
최근 경기 수도권의 신축 대단지에 대한 잔금대출이 전체 20%밖에 공급되지 않는 등 벌써부터 집단대출 대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음달에는 서울 반포 지역의 '래미안 트리니원'에 이어 노량진 신축까지 줄줄이 잔금대출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 집단대출 대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 수원 지역의 '매교역 펠루시드'는 잔금대출 신청이 마감됐다.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임에도 불과 100여가구만 선착순 상담을 통해 잔금대출이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나머지 1500가구 이상의 차주들은 다른 은행들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집단대출인 잔금대출의 담보방식과 일반 주담대의 담보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통상 신축 단지는 정식 등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담보를 후취 방식으로 취급해 잔금대출을 취급한다. 하나의 단지이기 때문에 면적별 대지지분별 등이 동일 담보물인 만큼 후취 담보 방식으로 대량의 잔금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주담대의 담보 방식은 반대로 선취 방식이다. 먼저 등기 담보물이 있어야 대출이 취급된다. 신축 단지가 일반 주담대를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은행들의 잔금대출이 마감되면 신축단지 조합이나 입주자대표위원회 등이 2금융권 등 나머지 금융기관의 집단대출을 끌어와야 하는데 현재 상호금융 전체적으로 집단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렇다보니 잔금대출을 조달하지 못한 1500가구 이상의 차주들은 잔금을 내지 못하는, 연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잔금대출은 조합 사업비는 물론 시공사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사비를 상환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시공사도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은행권에 대한 PF채무 부담이 증가한다. 은행권도 PF 부실이 커지는 것이다. 최악으로는 지난 2023년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사업)'과 같이 공사비 분쟁으로도 이어질 공산도 크다.
잔금대출이 막히면서 부동산PF 부실과 시공사 채무부담에 이어 은행권의 PF 부실까지 도미노로 전이되는 '나비효과'를 불러오는 악순환에 직면한 셈이다.
경기 평택 브레인시티 로제비앙&엘가 단지도 1700가구 중 20%인 300여가구만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잔금대출을 취급할 수 있었다. 나머지 가구들은 법무법인 등을 통해 중도금대출 만기연장 등을 타진 중이다. 은행들도 잔금대출 문제가 커지면서 중도금대출의 만기연장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중도금대출이 향후 잔금대출로 전환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단 가계대출 규제가 어떻게든 개선될 때까지 버텨보자는 것이다.
이같은 잔금대출 문제는 다음달 서울 강남의 '래미안 트리니원'을 시작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2000가구 대단지인데다 잔금대출 규모만 수조원 수준이다. 조단위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노량진 신축 단지도 중도금대출을 앞두고 있다.
이미 KB국민은행이 올해 주담대 잔액 총량을 감축한다는 소식으로 집단대출 대란이 예고된 상항이었다. 실제로 서울 청량리 지역의 '롯데캐슬 하이루체(청량리7구역 재개발 사업)'의 잔금대출도 담당 금융회사를 찾지 못했다. 무주택자 청약으로 당첨된 수분양자들만 중도금대출 취급 기관이었던 신한은행이 잔금대출을 겨우 취급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수조원 증가세를 보이면서 가계대출 총량이 이미 상반기 내에 초과해버렸고 집단대출인 잔금대출 중단 사태까지 초래했다"며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해법을 내놓지 않는 이상 은행권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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