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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서울시예술단 문화교류 공연' 행사를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수사과정에서 저희 쪽에 전달됐다고 주장된 명태균의 여론조사가 20건인데, 검찰은 10건만 기소했고 법원은 그 중 5건만 유죄라 했습니다. 항소심에 가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그게 기대가 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지난 22일 저녁,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강뉴합창단’ 공연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밝힌 입장이다. 1심 판결에 대한 불복 의사와 함께, 판결이 지닌 법리적 약점을 파고들어 항소심에서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24일 서울시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내 후보 경선 당시 오 시장이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10회를 의뢰하고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하게 했다는 특검 공소사실 중 5회(2100만원 상당)만 유죄로 인정했다. 나머지 5회는 오 시장 측의 의뢰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라고 봤다.
그러나 오 시장 측은 1심 판결문 전체를 통틀어 공모의 실행행위, 즉 오 시장과 강철원 전 부시장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슨 말로 대납을 공모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팩트가 단 한 차례도 적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사실인정의 근거와 논리적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심증 설시(心證 說示)’를 생략한 점에 주목한다. 재판부가 카카오톡, 텔레그램, 계좌내역 등 확실한 물증에 기반해 심증 설시를 생략했다는 논리다.
하지만 오 시장 측은 제시된 물증은 단순한 사실관계(조사 시점, 자금 이동)만 증명할 뿐, 이를 오 시장의 ‘지시ㆍ공모’로 연결하는 핵심 고리에는 어떤 객관적 증거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의 정황상 추정만으로 메워졌다는 것이다.
형사재판에서 정황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재판부는 “~했을 여지가 있다”, “~로 보인다”는 식의 추정을 연쇄적으로 연결해 공모관계를 단정했다는 것이 오 시장 측의 설명이다.
유ㆍ무죄 판단의 기준이 자의적으로 적용됐다는 지적도 있다.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한 5건에 대해 “개인적 친분이나 별도 요청에 의한 것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동일한 자금 흐름에 대해 이 논리를 유죄 부분(2100만원)에 그대로 적용하면 무죄가 성립하는데도, 재판부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자의적인 잣대를 댔다는 것이다.
핵심 증인인 명씨 진술의 신빙성 문제도 제기된다. 재판부는 명씨가 다른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유불리에 따라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할 수 있고, 여론조사 자체를 조작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결론에 부합하는 일부 진술만 선별 채택(순환논리)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오 시장 측은 강조했다.
이 밖에도 재판부가 “적극적 사주라 보기 어렵고 선거 영향이 미미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실상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것은 양형의 비례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권 행사를 양형상 불리한 요소로 반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이어질 항소심에서는 △정황증거만으로 공모공동정범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동일한 자금 흐름에 대한 유ㆍ무죄 판단 기준의 일관성 △신빙성을 잃은 핵심 증인 진술의 증거능력과 증명력 평가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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