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단독] 法 “거주 중 측정한 감정 결과만으로 층간소음 하자 인정 못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7-27 06:01:04   폰트크기 변경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하자’ 차음보수비 청구 기각

“‘사전 인정 바닥구조’ 시공 아파트
주택법령ㆍ시방서 등 고려해야”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아파트 시공ㆍ입주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시점에 거주 중인 세대에서 측정된 바닥충격음 감정 결과만으로는 층간소음 하자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층간소음 분쟁 격화에 따라 2022년 이른바 ‘사후 확인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사전 인정 바닥구조’로 시공된 아파트에 대한 하자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관련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AI 생성 이미지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재판장 남천규 부장판사)는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분양자인 B사와 시공사인 C사를 상대로 낸 하자보수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면서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하자에 관한 차음보수비 청구를 기각했다.

10개동 1000여 세대 규모인 A아파트는 2018년 사용승인을 거쳐 입주가 시작됐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미시공과 부실시공, 변경시공 등으로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했다며 2022년 56억여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섰다.

재판 과정에서는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하자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입주민들은 “입주자 모집공고(2016년) 당시 시행 중이던 주택건설기준규정의 바닥구조 규정과 아파트 공사시방서에서는 층간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으로 경량충격음 58㏈(데시벨), 중량충격음 50㏈ 이하일 것을 지시하고 있으나, 실제 측정 결과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차음보수비로 22억여원을 청구했다.

반면 B사 등은 “표준바닥구조와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성능인증을 받은 완충재가 시공돼 사업계획 승인 당시 주택법과 주택건설기준규정, 공사시방서 등의 기준을 모두 준수했다”며 하자가 아니라고 맞섰다.

특히 B사 등은 해당 아파트가 2010년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만큼 2013년 개정된 주택건설기준규정이 아닌 이전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택건설기준규정은 공동주택 바닥과 관련해 2013년까지는 ‘성능기준(경량충격음 58dB, 중량충격음 50dB)과 구조기준(고시로 정해진 표준바닥구조 등)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된다’고 규정했다가, 2013년 개정 이후에는 ‘성능기준과 구조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바뀌었다. 다만 부칙을 통해 ‘개정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는 예외를 뒀다.

이후 층간소음 분쟁이 격화되면서 2022년 주택법 개정으로 시공 후 사용검사 전에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의 성능을 측정하는 ‘사후 확인 제도’가 도입됐다.

법원은 B사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차음보수비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우선 재판부는 해당 아파트에는 사업계획 승인 당시 시행되던 주택건설기준규정이 적용되며, 표준바닥구조로 시공돼 구조기준도 충족했다고 봤다.

또한 사전 인정 바닥구조가 적용되는 아파트인 만큼 시공 후 측정한 바닥충격음 수치를 기준으로 법령상 하자를 인정할 수 없고, 시공 당시 성능시험에서도 기준을 만족한 이상 법령 위반 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공사시방서 기준 위반도 아니라고 봤다. 감정 결과 중량충격음이 평균 50.2dB로 기준을 0.2dB 초과했지만 주거생활에 장애를 줄 수준은 아니라는 이유다. 감정이 사용승인 이후 약 6년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뤄진 데다, 장기간 하중에 따라 완충재 성능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고, 에어컨과 대형 가구 등이 설치된 실제 거주 환경에서 측정돼 표준시험실과 동일한 조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아파트 바닥구조가 공사시방서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거나 사회통념상 수인한도(참을 한도)를 초과해 통상 갖춰야 할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을 갖추지 못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균열보수를 위한 부분도장 비용 등 일부 하자는 인정해 B사가 약 13억원을 물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C사에 대한 소송은 보전 필요성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B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의 안헌준 변호사는 “바닥충격음 관련 주택법령의 연혁과 제도 변화에 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사전 인정 바닥구조’로 시공된 아파트의 하자 판단 기준에 대한 해석론을 제시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하자 판단 기준과 감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법원이 하자 여부를 판단할 때 주택법령상 기준과 아파트 공사시방서 기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 초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만큼, 각 기준에 관한 법적 해석을 기초로 손해배상 청구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바닥충격음 감정 방법과 기준, 사후 확인제도에서의 손해배상 산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소송에서는 이런 쟁점에 유의해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이승윤 기자
lees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