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구 신규 진입장벽 높아
한전 출신 경력자 몸값↑
PQ, 전력구 수행경험 가중치
취업심사ㆍ이해충돌 관리 ‘숙제’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전력구 설계와 건설사업관리(CM)는 수익성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유사 실적과 전문기술인 보유 여부가 입찰 경쟁력을 좌우해 신규 업체가 단기간에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현재 전력구 설계ㆍCM 시장은 중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주 구도가 형성돼 있다. 후발 업체들은 주요 업체와 공동수급체를 꾸려 사업에 참여한 뒤 관련 실적을 쌓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한국전력의 사업수행능력평가(PQ) 세부기준은 전력구 수행 경험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사업별 계수는 전력구 터널이 1인 반면 양수발전소와 지하철, 철도, 도로, 통신구, 공동구, 상하수도, 수로, 유류비축시설 등 전력구 외 터널에는 0.8이 적용된다.
발주청 임직원 경력도 전력구 터널의 설계ㆍ감독 또는 사업관리 경력은 100% 인정되지만, 전력구 외 터널 관련 경력은 80%, 그 밖의 유사 경력은 60%만 반영된다. 전력구 사업을 직접 수행했거나 한전 내부에서 설계ㆍ감독 업무를 맡았던 인력이 입찰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대형 A사 임원은 “한전 출신은 본사와 지역 사업소를 오가며 행정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경우가 많다”며 “발주처가 요구하는 기술적ㆍ행정적 기준을 충족하려면 사업 초기부터 실무를 조율할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몸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견 B사 대표는 “경력을 갖췄더라도 기술제안서를 작성하고 발표와 질의응답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은 극히 드물다”며 “적임자가 시장에 나오면 직급과 보수 등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서라도 영입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에너지 시장 파이가 커지며 한전 계열사 고위직 퇴직자의 민간 이동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 간 한국전력기술의 1급ㆍ임원ㆍ수석급 퇴직자 7명이 엔지니어링사의 기술고문이나 부사장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력 공기업 출신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취업심사와 이해충돌 관리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견 C사 임원은 “전력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민간에서 활용할 필요는 있지만, 네트워크가 수주 경쟁력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기술 경쟁이 주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동훈 기자 jd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