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제20대 대선과 관련해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어서 당선무효에 해당한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하고,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으나 재판부는 모두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판단해 이날 유죄를 선고했다.
당선 무효형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20대 대선 이후 보전받은 선거비용 약 394억 원과 돌려받은 기탁금 3억 원 등 약 397억 원을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 국가가 국민 세금으로 정당에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은 적법한 선거운동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중대한 선거범죄로 당선 자체가 무효가 되면 이미 지급된 비용을 반환토록 한 것은 정당과 후보자의 공적책임을 담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선거 후보자 발언은 유권자의 판단을 좌우하는 핵심 정보다.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감추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해 유권자 판단을 흐렸다면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하기 어렵다. 정당은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고 결격자를 걸러내야할 책임이 있다. 후보자 발언을 놓고 선거 도중에 허위 의혹이 제기됐다면 정당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바로잡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직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어 반환 책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선거 과정의 발언을 형사처벌하는 문제인 만큼 상급심은 1심의 사실 인정과 법리를 더욱 엄밀하게 따져 판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수백 억원의 반환 책임이 현실이 된다면 거짓말을 한 후보자뿐 아니라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정당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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