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경제=이재현 기자]정부가 데이터에 기반해 자살 빈발 장소를 파악하고, 각 장소 특성에 맞춘 안전시설 및 감지체계를 대폭 확충한다. 단순한 구조를 넘어 공간 자체를 안전하게 바꿔 선제적 예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살예방을 위한 장소 관리방안’을 보고했다.
정부에 따르면 자살이 발생하는 장소는 건물이 74.7%, 산ㆍ하천 등 교외지역이 22.6%, 교량ㆍ철로가 1.1%를 차지하는 등 공공ㆍ민간 영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장소는 접근성이나 상징성 등의 영향으로 자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부는 모든 자살장소를 관리ㆍ통제하는 대신, 자살 발생빈도와 장소별 특성을 토대로 관리가 시급한 장소를 선별해 건물ㆍ교량ㆍ철로ㆍ산ㆍ하천별 맞춤형 시설과 관리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접근이 쉽고 시설 개선이 용이한 고층건물 옥상과 의료기관을 정비한다. 최근 3년간 투신이 발생한 939개 건물의 위험도를 평가해, 내년 상반기부터 화재 예방용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지원한다. 의료기관은 입원실과 화장실 등 취약 공간의 창문 열림 폭을 제한하는 등 안전시설을 개선한다.
교량과 철로에는 추락방지용 안전펜스와 신속 구조를 위한 CCTV를 함께 설치한다. 자살다빈도 교량 24곳 중 시설이 부족한 15곳(고속도로 2곳, 지방도 13곳)에 시설 보강을 우선 추진한다. 또한, 장소별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위험 행동을 조기 감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CCTV 보급도 늘린다.
공간이 넓어 신속한 발견이 어려운 산(21곳)과 하천(19곳)은 국가와 지자체 관리 구역으로 나눠 집중 감시한다. 자살다빈도 구역을 중심으로 CCTV 등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순찰 강화 및 접근제한 조치를 병행한다.
마지막으로 자살예방을 위한 장소 관리체계도 고도화한다. 자살예방 시설을 설치할 필요성이 높지만 재정 여건이 부족한 지방정부에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예산확보를 추진한다.
자살다빈도 장소 현황과 시설 설치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범정부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보건복지부가 자살 발생 통계를 생산ㆍ분석해 관계부처와 지방정부에 공유하고, 각 시설 관리주체는 이를 토대로 필요한 시설을 설치한 뒤 예방효과를 분석하고 사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자살예방은 상담과 치료뿐만 아니라 위기의 순간에 국민이 머무는 공간을 더욱 안전하게 바꾸는 일까지 포함한다”며 “관계부처와 지방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국민의 일상 공간을 생명을 지키는 안전한 공간으로 바꿔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재현 기자 lj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