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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단 리스크 회피에도 ‘책임준공’… ‘43년 백상’의 저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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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29 06:00:53   폰트크기 변경      
<초대석> 김중권 백상건설㈜ 대표이사

김중권 백상건설 대표이사가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PF사업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안윤수기자 ays77@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의 구성원인 대주단ㆍ신탁사ㆍ시행사 비협조와 철저한 리스크 회피 속에서도 결국 ‘안산 사사동 물류센터’를 책임준공하고, 매각까지 끝냈다. 창립 43년을 맞은 백상건설의 저력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일이다.”

김중권 백상건설㈜ 대표이사는 다소 무겁고 진중한 톤으로 얘기를 꺼냈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가진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책임준공확약(이하 책준) 방식의 PF사업에 대한 불합리함을 놓고 ‘사자후’를 토했다. 정부와 정치권를 향해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적 구제책이 절실하다는 현장의 목소리였다.

백상건설은 책준 방식의 PF사업인 안산물류센터 건립사업에 참여해 2021년 7월 착공에 들어갔다. 당시 코로나 발발 영향으로 콜드 체인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100% 저온 창고로 짓기로 설계되어 있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환경이 급변했다. 2023년 상반기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저온 창고 수요가 급감하고 상온 창고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백상건설은 사업성 검토 끝에 100% 상온 창고로 설계 변경을 대주단에 요청했다. 대주단은 설계 변경을 하려면 자기자본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김 대표는 “부동산 PF사업에서 시공사는 공사를 책임지는 주체일 뿐, 시행사의 고유 영역인 지분 투자나 자기자본금 확충의 의무까지 지지 않는다”며 “이는 곧 대주단인 금융권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사례”라고 당시를 성토했다.

대주단 설득이 어렵자 백상건설은 시행사인 하나자산신탁에 설계 변경을 요청했다. 처음엔 배임 문제 등으로 불가하다는 반응을 보인 하나자산신탁은 ‘백상건설이 에스크로(제3자 조건부 결제) 계좌에 130억원을 입금하면 가능하다’고 선회했다. 설계 변경 및 공기 연장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사업비 부족분을 시공사가 담보하라는 취지였다. 김 대표는 “설계 변경이 절박한 우리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2024년 2월 준공 후 안산물류센터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진행하면서다. 인허가 주체인 시행사는 백상건설에 잔여공사비 311억원을 포기하지 않으면 임대를 허락하지 않겠다며 이른바 ‘도장값’을 요구했다. “PF사업 구조 상 시행사가 사업을 포기한 상황에서 임대가 되지 않으면 연대보증의무가 발생한 시공사는 공사에 투입한 막대한 대출 이자 등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당시 이자 비용만 한달 5억원 정도였다. 시급한 임대를 위해 이마저도 들어줬다.”

임대 후 매각까지 백상건설은 사업적 책임을 다했지만, 결과는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제비용 공제 후 백상건설은 수익은커녕 270억원의 손실을 봤다. 회사를 지켜내기 위해 대주주의 개인 재산 출연은 물론 계열사의 긴급 자금을 투여하는 등 처절한 사투의 결과였다.

김 대표는 “PF사업을 둘러싼 온갖 독소 조항과 갑질 속에서 책임준공이라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막대한 재무적 손실을 오롯이 감당해야 했다”며 “시공 마진이 지극히 미약한 시공사에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이 같은 사례는 지금도 전국적으로 여러 곳에서 횡행하고 있다. PF사업에서 건설사들이 쓰러지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현재 PF사업에서 시공사는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다. 원자재 수급 불안, 대주단의 자금 집행 비협조 등 시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발생해도, 시공사는 ‘기한 내 준공’이라는 절대적 의무를 지닌다. 특히 공기 지연에 따른 지체 상금 부과가 제도적으로 존재하지만, 단 하루만 준공이 늦어져도 수천억원의 PF 채무 전체를 떠넘기는 기형적인 페널티까지 존재한다.

시쳇말로 ‘지옥에서 돌아온’ 김 대표는 시공사에 부담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PF사업의 방식과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나서 적어도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의한 공기 연장 등에 대해 시공사뿐 아니라 대주단ㆍ시행사ㆍ신탁사 등이 합리적으로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PF사업에는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은 지역의 중견ㆍ중소 건설사가 시공사로 상당수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과도한 책임 아래 무너질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만만치 않은 만큼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안산물류센터 건립사업에서 도움을 준 금융주관사인 KB증권과 대주단의 일부인 대신에프엔아이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이들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 공동 책임을 인식하고 대출 연기 및 이자 탕감 등을 해줬다. 덕분에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중권 백상건설 대표이사가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이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윤수기자 ays77@


“사람이 최고의 자산”…정직과 신뢰ㆍ주인의식 ‘최우선’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매 순간이 판단의 연속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경험과 지식만을 의지하기보다 하나님께 먼저 지혜를 구하고자 노력한다.”


2022년부터 백상건설을 이끌고 있는 김중권 대표이사의 경영 이념은 정직과 주인의식이다. 이 중 정직은 보고할 때 자신에게 유리하게 포장하거나 불리한 것을 숨기지 말라는 의미다. 비용이나 회계에 있어서는 투명함을, 건설사의 존재 이유인 품질 관리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줄 것을 항상 당부한다. 이미 체결한 계약은 설령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클라이언트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당장은 손해처럼 보일지라도, 결국에는 그것이 신뢰라는 더 큰 자산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믿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안산 사사동 물류센터’ 프로젝트다. 당시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클라이언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백상건설은 수백억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준공을 마쳤다. 이후 임대와 매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대주단엔 단 한 푼의 손해도 입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그 결과 ‘백상건설은 무조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며 “지금은 여러 금융권 및 신탁사에서 수주 정보 소개가 이어지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시대에 주인의식을 이야기하면 구닥다리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그는 항상 직원들에게 “이 회사의 오너가 너의 아버지라고 생각해 보라. 그렇다면 너희는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묻곤 한다.


김 대표는 인재에 대한 욕심이 많다. 흔히 경영의 3대 요소를 사람ㆍ자본ㆍ기술이라고 하지만, 김 대표에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사람이다. 그는 “나에게 꿈이 있다면, 좋은 인재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그 결실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백상건설을 대한민국에서 외형적으로 가장 큰 회사는 아닐지라도, 품질만큼은 최고인 종합 건설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품질 ‘넘버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백상건설의 수주 타깃은 △도시정비 및 공공 리모델링 △상업용 건축물 △물류 및 산업용 건축 △데이터센터 등 네 부분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서울ㆍ수도권 중심의 소규모 재건축 사업 및 정부 발주의 그린스마트 공공 건축물 리모델링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 환경에 발맞추어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성 높은 상업용 건축물의 수주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안산 사사동 물류센터, 안성 알앰물류센터 등 대형 특수 건축 분야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부문의 추가 수주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막대한 전력 공급과 냉각 시스템이 필요한 고난이도 고부가가치 건축 분야인 데이터센터의 수주를 노린다.


<김중권 백상건설 대표이사 이력사항>

1975. 02. 강릉초등학교 졸업

1978. 02. 강릉경포중학교 졸업

1982. 02. 강릉고등학교 졸업

1988. 02. 한양대학교 졸업

1988. 럭키금성 그룹공채

2011. 07. 백상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취임

2022. 07. 백상건설㈜ 대표이사 취임

2026. 07. 백상건설㈜ 부회장 취임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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