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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어디로]반도체 피크아웃 고려해도 낙폭 과대…정책적 판단 미스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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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31 06:20:33   폰트크기 변경      

이달에만 30% 넘게 고꾸라져

6000선 붕괴에 전문가도 멘붕

1만포인트 전망 사실상 무의미

“반도체 경기 정점 찍고 하락”

주도주만 투자 수요 몰린 탓

외국인ㆍ장기투자 자금확대 필요

[대한경제=권해석ㆍ김동섭 기자]지난 28일과 29일 연속으로 지수가 8% 하락해 매매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코스피 시장이 30일 추가로 1% 넘게 추가 하락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미 이달에만 코스피 지수가 30% 넘게 하락한 기록적인 폭락장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생태계 변화 우려를 이번 하락장의 배경으로 꼽는 전문가가 많지만, 유독 우리나라 증시가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금 부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달새 30% 폭락한 코스피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피스는 전장 대비 1.23% 내린 5593.56에 마감했다. 최근 한달 사이 코스피 지수는 무려 32%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가 6% 하락하고, 일본 닛케이 지수가 12% 떨어지는 등 주요국의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국내 증시와 비교하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달 코스피 지수가 3% 이상 변동한 날은 총 12일로, 이달 전체 거래일(22일)의 절반이 넘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선물가격이 5% 이상 변동할 때 나오는 사이드카만 이달에 14번이 나왔다. 반면 이달 들어 나스닥 지수는 하루에 3% 이상 움직인 날이 전혀 없고, 닛케이 지수는 이틀에 불과했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을 거듭하며 지지선으로 봤던 6000선까지 무너지자 금융투자업계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내 증권사 상당수가 코스피 상단을 1만포인트 이상으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주가 전망이 무의미해진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어느 누구도 섣불리 예상하게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일단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피크아웃’ 우려의 여파로 보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에 대한 경계감과 창신메모리로 대표되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 위협이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89조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SK하이닉스도 60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현재 증시를 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명확한 악재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아닌 수급이 주도하는 장세에서 반복된 급락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자본시장 취약성 부각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약점이 다시 부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 지수 급락 현상은 최근 지수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2200선까지 내려갔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에 9000선을 돌파했다. 불과 1년여만에 대표 지수가 4배 넘게 오른 것으로,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급등이었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하는 주도주에 투자하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가 많아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초 전체 코스피 시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이었는데, 지난달 말에는 55%로 높아졌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우리나라 테마주는 전세계에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이 가장 높을 정도로 쏠림 현상이 강하다”면서 “우리나라는 장기투자하면 안된다는 인식이 있는 시장이었고, 이런 투자 관행이 남아 이번 증시 변동에도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책적 실패까지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하루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지리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로 쏠림 현상을 더 강화되면서 전체 증시가 흔들리게 됐다는 것이다.

국내 산업 구조적의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국내 산업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AI 투자 환경 변화로 시장 충격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육성해야 하고, 외국인 투자와 장기투자 자금 확대도 필요하다”면서 “특정 산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권해석ㆍ김동섭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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