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 첫 생산시설 구축 추진
충남 홍성 등 서해안 지역 후보군
토종기업 KCC뿐… 시장 잠식 우려
[대한경제=서용원 기자]건축용 판유리와 목재 등 국내 건자재 시장이 수입산에 점유율을 내주는 가운데 석고보드 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업체가 국내에 석고보드 생산기지를 직접 구축하기로 하면서다. 국내 토종 석고보드 기업이 한 곳만 남은 만큼 장기적으로 해외 자본의 시장 잠식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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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 대죽석고보드공장. /사진: 유튜브 KCC TV 채널 갈무리. |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 BNBM(북신건재ㆍBeijing New Building Materials)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한국 내 석고보드 공장 건설을 의결했다. 국내 단열재 생산업체와 지분 9(BNBM) 대 1의 합작법인을 세워 약 766억원을 투입, 연산 4000만㎡ 규모의 생산기지를 짓는 방안이다.
공장 건립 시기와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충남 홍성 등 서해안 지역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공장이 들어서면 중국에서 원재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자본이 국내 석고보드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노후 건축물이 늘면서 정비사업 확대에 따른 석고보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석고보드 업계 생산능력은 연 3억5000만~4억㎡가량으로 알려졌다. BNBM이 국내 전체 생산능력의 10%에 달하는 물량을 확보할 계획인 만큼, 앞으로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만큼 국내 업계는 시장 잠식을 우려한다. 현재 국내 석고보드 생산업체는 KCC와 크나우프 석고보드 두 곳뿐이며, 이 가운데 토종 기업은 KCC가 유일하다. 중국 기업이 국내 생산기지까지 확보하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축용 판유리와 컬러강판, 파티클보드, PF단열재 등은 수입산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산업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 석고보드까지 해외 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국내 생산기반이 위축되고 해외 의존도가 높아져 장기적인 공급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국업체가 국내 시장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석고보드 업계 관계자는 “석고보드 시장은 전국 영업망과 거래처 확보가 중요한 만큼 외국 기업이 단기간에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산 석고보드는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오염물질 우려와 인식 문제가 있어 국내에서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05~2009년 중국 업체는 미국에 석고보드를 수출해 10만가구 이상에 적용했는데, 제품에서 유해 황화수소가 다량 검출되는 등 문제로 1조원 가량을 배상하고 현지에서 퇴출 당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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