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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체계, 70여년만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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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02 14:15:10   폰트크기 변경      
졸속개편 비판 속 과제 ‘수두룩’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

정부ㆍ여당, 檢 권한 남용 방지 기대
법조계, 국민 피해ㆍ위헌 논란 제기
경찰 사건처리 지연 가능성 지적
공소청ㆍ중수청 조직 구성도 시급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70여년간 이어져 온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됐다.

정부ㆍ여당은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고 수사ㆍ기소 분리 원칙을 확립했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졸속 개혁’이라는 비판과 함께 법 시행 준비 부족에 따른 국민 피해 우려, 위헌 논란 등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재석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어 전광판에 보여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르면 이번 주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청와대가 본회의 통과 직후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던 만큼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예상이 더 많다.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모두 폐지하는 내용이 골자로,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수사와 기소를 함께 담당해 온 검사의 주된 역할은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수사기관이 송치하는 사건의 기소 여부 판단과 공소 유지로 제한된다.


특히 기소 과정에서 검사가 사건 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는 ‘사실관계 확인’을 할 수 있게 했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결국 검사가 대면 조사를 하더라도 이를 증거로 쓸 수 없어 경찰에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다 보니 실효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경찰의 사건 처리 지연 가능성이다.

올해 상반기 경찰의 사건당 평균 처리 기간은 56.4일로, 미제 등록 사건도 10만건을 넘은 상태다. 여기에 검찰이 맡던 보완수사까지 경찰에 몰리면 수사 적체ㆍ장기화에 따른 국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란 우려가 많다. 보완수사 요구를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처리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서도 복잡한 사건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함께 출범하는 공소청과 중수청의 조직 구성도 시급한 과제다.


법무부 소속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를, 행정안전부 소속 중수청은 부패ㆍ경제ㆍ방위산업ㆍ마약ㆍ내란외환ㆍ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지만, 인력 배치와 기관 간의 업무 분담 등 교통정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들의 중수청 이동도 신분과 처우 문제로 불투명하다. 당장 법 개정에 맞춰 하위 법령을 정비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위헌성 논란도 남아 있다.


개정안은 검사가 법원에 직접 체포ㆍ구속ㆍ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 없게 하는 대신, 경찰이 신청한 영장만 법원에 청구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개정안이 헌법에서 규정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아 위헌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한 위법 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을 공소기각 사유에 추가한 조항도 논란이다.


법조계에서는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공소기각을 둘러싼 다툼이 늘고 재판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권 등 일각에서는 이 규정을 끼워넣은 이유가 이 대통령을 둘러싼 여러 형사재판의 공소기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심지어 여당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보완수사권이 검찰개혁을 넘어 국민 기본권과 관련된 문제라며 법안을 서둘러 처리한 데 유감을 표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제 검사는 수사할 수 없다.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된다”면서도 부작용이 나타나면 신속히 보완ㆍ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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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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