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업지역 규제 완화 사업성 확보
양평13ㆍ14구역 공공재개발 ‘속도’
문래동도 줄줄이 재건축 ‘본궤도’
매물 줄고 지분값ㆍ호가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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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이종무 기자] “비가 많이 오면, 눈만 쌓여도 구청이 먼저 걱정해요. 도장 들고 있으니 준비되면 서류만 갖고 오라고 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공중화장실이 남아 있을 만큼 낙후된 동네다. 최근 노후 전선 합선으로 대형 화재까지 나면서 “불이 나야 재개발한다더니, 정말 그랬다”는 주민들의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공동 시행하는 양평제14구역은 지난달 25일 조합 창립 총회를 마치고 조합설립 단계에 들어섰다. 토지등소유자 129명 가운데 100명 가까이 동의해, 재개발에 필요한 법정 동의율을 확보했다.
양평제14구역과 인접한 양평제13구역(공공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만 남긴 채 이르면 내년 이주를 바라보고 있다. 앞서 양평제12구역(영등포 자이 디그니티)은 최근 준공됐고, 영등포 기계상가(영등포 중흥S클래스)도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시세도 들썩인다.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7평짜리 지분이 3.3㎡당 5000만원, 3억5000만~4억원 선인데 매물이 씨가 말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하철 5호선 양평역과 인근의 2호선 문래역, 9호선 당산역에서 도심까지 30분이면 닿는 데다, 초ㆍ중ㆍ고교와 목동 학원가 등 교육 인프라, 코스트코ㆍ롯데마트ㆍ홈플러스ㆍ이마트 등 걸어서 닿는 입지가 실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과거 양평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이후 서울의 물류 거점으로, 맥주ㆍ주정 공장을 비롯해 철공소 등 제조업이 모여들었다. 국가 산업을 지탱하던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이다. 이후 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공장들이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공동주택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그만큼 손대지 못한 노후 주택도 빼곡하다. 그러나 준공업지역 규제에 묶여 있어 사업성 부족 등 이유로 정비사업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도시 활력 자체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다 2024년 오세훈 시장이 ‘서남권 대개조’ 일환으로 준공업지역 제도 개선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용적률이 완화되면서 공공성만큼 사업성을 확보해 추진 동력을 되찾았다.
시는 이미 주거지로 바뀐 준공업지역에서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할 경우 공동주택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손봤다. 그간 낮은 용적률 때문에 일반분양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던 정비사업들이 시의 규제 완화를 기반 삼아 오랜 정체를 딛고 다시 정비에 나설 채비를 한 순간이다.
시의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 효과로 인근 문래동 역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문래두산위브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자문을 마치고 재건축을 본격 추진 중이다. 이대로라면 연내 정비구역 지정에 이어, 내년에는 시공사 선정도 가능할 전망이다. 문래국화아파트도 용적률 상향으로 354가구에서 659가구로 정비계획을 개선했다.
시는 준공업지역 주거질 향상과 함께 기존 산업 기반을 유지할 부지도 정비계획에 포함시키고 있다. 양평제13구역은 산업 부지에 지식산업센터, 공동주택 부지엔 556가구가 조성된다. 오 시장은 지난달 16일 양평 신동아아파트를 방문해, 양평동과 문래동 일대를 “직주락(직장·주거·여가)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문래동 한 공인중개사는 “젊은 손님이 늘고, 자녀에게 물려줄 지분을 미리 사두려는 조합원도 여럿”이라며 “매물은 들어가고 호가는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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