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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가데이터처.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3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전체 물가의 오름세는 둔화한 반면 내구재를 중심으로 기조적인 물가 압력은 오히려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증권가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2.2%에서 4월 2.6%, 5월 3.1%, 6월 3.2%로 높아졌다가 석 달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정부가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이어가면서 석유류 가격의 오름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반면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상승해 전월(2.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는 2023년 12월(2.8%)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도 0.4% 올랐다.
비용 충격이 상품 가격에 전이되면서 내구재 가격의 오름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전체 물가와 근원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면서 한은의 8월 통화정책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앞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근원물가 상승을 잡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도 추가 인상 시기는 향후 경제지표와 경기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은이 근원물가 흐름을 강조하는 것은 에너지와 농산물 등 일시적인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가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광범위하고 장기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이번 근원물가 상승을 8월 연속 인상의 근거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 상승을 주시할 필요는 있지만 이번 지표만으로 한은이 8월에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할 정도의 시급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가격과 원화 가치가 물가에 선행하고 근원물가는 그 영향을 시차를 두고 반영한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으로 즉각 대응할 만큼 우려스러운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헤드라인 물가가 2%대를 유지했고 생활물가도 2%대 중반으로 낮아졌다”며 “반도체 호황이 내수 전반의 수요 압력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징후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근원물가가 전월 대비 0.4% 오른 것은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여전히 2%대 중반”이라며 “기준금리가 이미 중립금리 수준인 만큼 연속 인상을 서둘러야 하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물가의 오름세에 무게를 두고 8월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나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 물가 둔화는 이미 예상했던 경로인 만큼 근원물가가 전월 대비 0.4% 오른 점이 더 중요하다”며 “국내총생산(GDP)과 국내총소득(GDI)이 양호한 가운데 근원물가까지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8월 인상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주가 변동성 확대는 금리 결정의 변수로 꼽았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국제유가 하락이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내렸지만 반도체 부문의 성장세가 내수로 확산하면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지표가 한은이 강조해온 수요 측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한 데다 기저효과로 8∼9월 헤드라인 물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며 “한은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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