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증가분 3분의 2가 가격 효과…낸드 부족 2027년 이후도 지속
하반기 가격 강세 지속 전망…삼성·SK 낸드 수익성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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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스크 간판. /사진: 연합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낸드플래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샌디스크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샌디스크는 5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4분기(4∼6월) 매출이 89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372%, 전분기보다 5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70억3900만달러, 순이익은 69억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9.25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34.96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샌디스크의 조정 매출총이익률은 84.6%로 전년 동기(26.4%)보다 58.2%포인트 상승했다. 회사 측은 전분기 대비 매출 증가분 가운데 약 3분의 1은 출하량 증가, 나머지 3분의 2는 가격 상승에 따른 효과라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실적을 견인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29억77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103% 증가했다. 전체 비트 출하량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 12%에서 38%로 확대됐다. 반면 소비자 부문 매출은 전분기보다 32% 감소한 5억5600만달러에 그쳤다.
샌디스크는 AI 추론 서비스 확산으로 고용량·고성능 저장장치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생성한 데이터와 콘텐츠를 저장하고 빠르게 불러오는 과정에서 기업용 SSD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자체 시장 전망을 토대로 데이터센터용 제품이 전체 낸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약 30%에서 올해 약 50%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확대에 비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루이스 비소소 샌디스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수요가 샌디스크의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비트 단위 물량 배정 상황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분기에도 출하량 증가와 완만한 가격 상승이 실적을 함께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샌디스크는 이 같은 수급 불균형에 대응해 데이터센터와 엣지 분야 전략 고객 8곳과 평균 계약기간 4년 이상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최저가격을 기준으로 한 계약 매출은 939억달러에 달한다. 2027회계연도 공급 물량의 절반 이상과 2028회계연도 물량의 약 3분의 2가 장기계약으로 묶였다. 가격에 상·하한선을 설정해 고객은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샌디스크는 가격 급락과 주문 취소 위험을 줄이는 구조다.
생산 확대는 차세대 공정 전환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샌디스크는 키옥시아와 공동 개발한 8세대 218단 3D 낸드 ‘BiCS8’ 양산을 확대하고 차세대 BiCS10 전환을 위한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낸드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I 인프라 투자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기업용 SSD 수요가 늘면서 모바일·PC 수요 둔화에도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공정 고도화와 신규 생산시설 건설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급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보다 50%대 중반 상승했으며, 기업용 SSD 매출은 2배로 늘었다. AI 데이터센터용 제품 수요와 낸드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경우 양사의 하반기 낸드 수익성도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샌디스크는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103억∼108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44∼46달러로 전망했다. 매출 전망 중간값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매출총이익률도 이번 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낮은 83∼85%로 제시됐다. 이에 샌디스크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5.4% 하락한 1350.50달러로 마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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