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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주위에서 작전하는 이란 혁명수비대 보트들 /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 협상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두고 이란과 오만 간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통행 수수료 부과 문제 등 세부 쟁점에서 이견이 남아 있어 막판 변수로 지목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 시간)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안 초안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합의안은 우선 60일 동안 적용되는 임시 방안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이란과 오만은 이란 근해를 지나는 진입 항로와 오만에 가까운 진출 항로를 신설하는 방안 등 초안의 핵심 내용에 합의했다. 양국은 이를 미국과 역내 국가, 이란 최고지도부에 전달했다.
초안이 확정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는 선박은 이란 측과 협의해 이란 쪽 항로를 이용하고, 해협을 빠져나가는 선박은 오만 측과 협의해 오만 인근 항로를 이용하게 된다.
초안에는 이란이 선박에 공식적인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이란이 보안과 수색ㆍ구조 비용을 충당한다는 명목으로 ‘자발적 지급금’을 받는 것까지 차단하지는 못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이란 및 역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에 화물 가액의 5~7%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만은 약 3%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수수료 부과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쟁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가 임박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오만과의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전면 개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은 자국과의 조율 없이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할 수 없으며, 해협이 전쟁 이전의 통항 체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강경한 항전 기조를 고수하는 이란 내 세력의 동의 여부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외신들은 이란 협상 대표단에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으며, 잠정 합의안의 세부 내용에 대한 IRGC와 최고지도부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양국 간 협상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해상 봉쇄를 비롯해 이란과 이란의 이익을 겨냥한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행동 등 해협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과 오만 간 합의만으로 통항 선박의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미국의 안전보장과 불가침 약속 없이는 합의가 안정적으로 이행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날 국영방송과의 대담에서 실권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소통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하메네이는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이란 지도부의 의사소통과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연설에서 이란과의 협상 의지를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하고 싶다. 사람들을 죽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이란과 오만의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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