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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전라남도가 종합평가낙찰제 방식으로 발주한 ‘소안-구도간 연도교 건설공사’가 4수 끝에 주인을 찾았네요?
백= 이 공사는 지난해 말 이후 3차례에 걸쳐 유찰됐어요.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대부분 예정가격을 초과 투찰한 결과였죠. 이번 입찰은 그나마 공사비를 현실화했어요. 도가 제시한 설계금액은 앞서 1285억원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1390억원으로 105억원 올랐죠. 도는 표준시장단가와 제경비 등 물가 상승분을 더했고, 선박 및 해상크레인 단가를 보완했습니다.
김= 기존에는 선박이 움직이는 시간에 대한 단가만 책정했는데, 업계 의견을 수렴해 하루 8시간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반영했어요. 해상크레인도 일식 단위를 일수로 풀어 정산 개념을 적용했죠. 해상 공사인 만큼 태풍 등 기후 변수를 고려한 조치로, 투입한 일수만큼 정산하는 거예요. 국비가 투입됐다면 총사업비를 다시 협의해야 했을 테지만, 전액 지방비가 투입돼 부담을 던 측면도 있어요. 조달청의 조사금액도 전남도의 설계금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지만, 기초금액은 이보다 2.24% 삭감된 1358억원으로 정해졌습니다.
백= 그런데 입찰 결과는 의외였어요. 총 4개사 중 중견사인 계룡건설산업과 HJ중공업, KR산업은 모두 예가 대비 102.44~102.89%를 투찰해 무효 처리된 반면, 대형사인 GS건설이 예가 대비 99.84%를 써내 종합평가 1순위를 차지했죠. 중견사들이 하나같이 상향된 공사비마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는데, 상대적으로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GS건설이 수주 의지를 바탕으로 적극 투찰한 셈이죠. GS건설의 투찰액은 1357억원으로 중견사들보다 40억원가량 낮습니다. 보통 공사비가 박한 이런 입찰에서 나오는 패턴과 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죠.
김= GS건설도 실행 초과 우려가 없는 건 아니에요. 다만, 현재 토목 현장이 급감해 잉여 인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요. GS건설의 토목 현장은 현재 10여개에 불과하다네요. 중견사들도 보통 20~30개 현장을 운영 중이니, 턱없이 적은거죠. 잉여 인력 소화가 급선무인 배경이에요. 또 해상교량 실적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됩니다. GS건설은 전남권역에서 여수대교와 목포대교 등을 시공했는데, 벌써 약 15년이 흘렀죠. 한때 해상교량 강자 중 하나로 꼽혔던 만큼 관련 실적 유지 차원의 행보로도 볼 수 있겠네요.
채= 화제를 바꿔 보죠. 반대로 최근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이하 민참사업)에서 중견사들이 맞닥드린 현실도 드러났죠?
백=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고양창릉 S16블록 민참사업 심사 결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대방건설을 제압했는데요. 결과만 놓고 보면 대우의 완승처럼 보이지만, 대방도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어요. 지난해 양사가 맞붙었을 당시엔 대방이 계량평가와 비계량평가에서 모두 대우에 승기를 내주며 허무한 도전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의미있는 진전을 보였거든요. 대방은 공격적인 제안을 통해 객관적 열위 상태인 계량평가에서 우위를 점했어요. 비록 비계량 부문에서 우위를 점한 대우의 노련함을 이겨내진 못했지만, 전체 심사위원 13명 중 기계ㆍ전기 분야와 건축계획, 마케팅ㆍ사업관리 부문에서 4명의 지지를 확보하는 등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이끌어냈습니다.
김=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대방이 선전하긴 했지만 한 걸음 나아갔을 뿐, 대형사의 아성을 뛰어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보여주었죠. 이는 비단 대방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가 민참사업 확대를 공언했지만, 발주 물량은 여전히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업 규모가 크면 브랜드와 실적, 심의 대응 경험을 앞세운 대형사들이 참여해 이들과 힘겨운 승부를 벌여야 합니다. 이를 피해 규모가 작은 사업지로 눈을 돌리면, 이번엔 같은 상황에 처한 중견사들끼리 출혈 경쟁을 벌여야 하죠.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제2-6차 민참사업이 대표적으로, 금강주택과 BS한양, 동문건설이 민참사업 최초로 3파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백= 더 답답한 건 이런 흐름이 민참사업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인데요. 최근 LH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이른바 ‘공주복사업’에 대한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요. 조 단위 사업이 시장에 풀릴 예정이라 대형사와 중견사의 관심이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그간 민참사업에 불참해온 삼성물산마저 관심을 보일 정도에요. 다만, 여기서도 대형사들과 중견사들이 사업 규모에 따라 참여할 대상을 고르는 분위기인데요. 결국 민참사업과 마찬가지로 중소 사업지를 두고 중견사 간 출혈 경쟁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채= 공공과 주택 등 분야를 막론하고 건설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져 중대형 건설사 모두 일감 확보가 절실하군요. 특히 민참사업은 기술형입찰을 주로 영위해온 공공건설업계와 과거 공공택지 입찰에 의존해온 주택건설업계가 충돌하는 형국인데, 당장 눈 앞의 현장이나 실적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은 해당 업체의 경영상태는 물론 품질과 안전 문제를 넘어 시장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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