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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행정법원은, 발주자가 시공사에 제공한 설계도면에 장애인등편의법령 소정의 편의시설이 누락된 경우 시공사가 그 설계도면 대로 편의시설을 시공하지 아니한 것이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6. 4. 16. 선고 2025구합53347 판결, 항소심 진행 중). 즉, 시공사는 건설전문가로서 관련 법령에 위반된 설계도면을 제공받은 경우에는, 그 적합성을 스스로 검토하고 발주자에게 적절한 의견을 제시하였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고 시공한 것이 잘못이라는 취지이다.
그런데 위 판결은 설계시공 분리 공사에서 설계상 책임과 시공상 책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시공사는 발주자로부터 제공받은 설계도면을 검토할 의무가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공상 어려움을 가져오는 설계도면의 불분명이나 시공 과정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누락오류를 검토하고 이를 발견한 경우에는 발주자에게 통지할 의무를 의미하는 것이다.
위 판결을 살펴보면, 법원은 장애인편의법령뿐만 아니라 건축법 및 주택법의 규정을 종합적으로 해석ㆍ검토하여 관련 법령상 해당 편의시설이 시공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실무상 법률전문가가 아닌 시공사에게 그 적용 여부 등이 명확하지 아니한 법령의 해석 및 검토 의무까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해당 공사에 어떠한 법령이 적용되는지 및 그 법령에 따르면 어떠한 내용의 공사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은 전형적으로 설계 단계에서 검토되어야 할 사항으로서, 만약 설계 과정에서 법령 검토가 미비하여 해당 사항이 설계도면에서 누락되었다면 이는 설계상 하자 또는 설계변경으로 해소되어야 할 뿐 이를 시공사의 하자담보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동안 법원은 하자 판정의 기준이 설계도면(준공도면 등)이라고 일관되게 판시해 왔는데, 정작 설계도면 대로 공사가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설계검토의무를 근거로 하자를 인정한다면 시공사의 하자담보책임의 범위가 불합리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
설계ㆍ시공 일괄 공사와 달리, 설계시공 분리 공사에서 시공사의 설계검토의무는 일반적인 시공사라면 용이하게 발견할 수 있는 명백한 누락, 오류에 관한 사항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설계상 책임과 시공상 책임이 명확하게 구분되어야만 자기책임의 원칙에 부합하는 이해관계의 합리적인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장효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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