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기간 짧게 주고 실거주 또는 매물 '토끼몰이'
임대인들 실거주 러시… 물량 줄고 가격 상승 우려
임차인들도 임대인 실거주 우려 주거안정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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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한상준 기자] 지난 8월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두고 일각에서 “실거주로의 지나친 쏠림을 유도하는 개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임대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비실거주 주택보유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높여 실거주 또는 매도를 유도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유예기간마저 촉박하게 설정함에 따라 ‘실거주 토끼몰이 세제개편’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날수록 임차인의 거주 안정성이 흔들리고, 임대 물량 감소에 따라 임대료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11일 관계부처와 주택시장에 따르면, 세 부담이 커지게 된 집주인들은 세법 개편 내용과 예외조항을 확인하며 보유와 실거주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10년 거주 요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파장
먼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이 임대시장에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주택자 장특공제가 10년 이상 실거주·보유해야만 양도소득세를 연간 8%씩 최대 80% 공제해주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뀌면서, 실거주 장기보유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서울·수도권 주택 임대인의 실거주가 늘면서 임대 물량이 줄어들고 전·월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비거주 1주택자 상당수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어 세입자의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생임대 일몰도 부담… “유예기간 1년은 촉박”
유예기간이 1년에 불과한 상생임대인 제도 일몰도 임대시장 불안 요소로 꼽힌다.
상생임대인 제도는 1주택자가 종전 계약보다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리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으면 양도소득세 2년 거주 요건을 면제해주는 제도로, 임대인은 실거주 의무를 면제받고 임차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적용받는 ‘윈윈’ 사례로 평가돼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은 상생임대 특례를 연말 일몰과 동시에 종료하고, 해당 주택을 내년 말까지 팔아야 2년 거주 요건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5% 이내로 올린 상생임대 계약을 마치고 재계약 시 임대료를 5% 이상 인상했다면, 이 역시 상생임대 계약으로 인정되지 않아 내년 말까지 매도해야 거주 요건을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임대차 계약이 2028년까지 이어지는 집주인들은 “내년 말까지 집을 팔 수 없는데 요건을 맞추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거주자만 매수 가능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임대 중인 주택은 매도 자체가 까다로워진 상황이어서 반발이 더 크다.
익명을 요구한 주택시장 전문가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실거주하거나 매물로 내놓으면 계약 연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토허구역 확대로 매도가 쉽지 않게 만들어놓고 단기간 내 매도를 유도하는 방식은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사업자 내놓던 저렴한 임대매물 사라지나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일몰도 비슷한 구조로 임대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매입 임대사업자 제도 역시 임대인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대신 임차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매물을 공급하게 하는 취지로 운영돼왔다.
이번 개편에 따라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주택을 내년 말까지 팔아야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특공제(50%) 혜택이 유지되면서, 시세보다 낮은 임대매물이 시장에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임대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임대사업자들은 정부 인센티브를 전제로 임대료를 제한하며 임대시장에 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개편으로 매도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토허구역과 대출규제로 매매가 쉽지 않은 가운데 유예기간이 1년에 불과한 점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news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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