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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 주택시장 폭풍전야] 장기 실거주 유도, ‘시장의 역습’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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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12 16:43:14   폰트크기 변경      
실거주 유도 정책의 함정

서울 한강벨트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대한경제DB.


비거주 1주택자 세금 부담 상승

실거주로 임대매물 축소 불러

위장전입, 공실 방치 등 부작용 우려

임대료 상승, 지방시장 침체 심화


[대한경제=한상준 기자] 비거주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높이도록 설계된 8ㆍ3 세제개편이 오히려 임대물량 축소ㆍ매물 잠김 등 주택시장을 왜곡하고 서울ㆍ지방 주택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거주자를 보호하고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한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시행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우려의 대표적 사례로 장기거주소득공제를 꼽는다.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보유 요건에 따른 세제 혜택을 폐지하고, 실거주할 경우에만 연 8%씩 최대 10년간 양도세를 80% 공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1주택자 10년 실거주 의무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계산으로는 임대로 거주하던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 주택에 입주할 경우, 임대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임대 수요도 함께 줄어 총량은 유지되므로 임대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서울처럼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수급 불균형이 심한 지역에서는 이런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연구소장은 “서울 주택시장은 지방처럼 수요가 폐쇄적이고 한정된 곳이 아니라 경기도와 인천이라는 배후수요가 끊이지 않는 곳이어서, 임대수요가 하나 줄어든다고 단순히 그만큼만 줄어드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2025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부활시켜 매물 유도를 통한 매매ㆍ임대시장 안정을 꾀했지만, 결과는 의도와 다르게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신청 4만4000건을 주소지별로 대조·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입자가 기존 거주 중인 주택을 매수한 건수는 2.9%(1266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 서울 아파트는 매매ㆍ전세ㆍ월세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장기거주소득공제 개편은 매도가 아닌 실거주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앞선 다주택자 중과와 정책 메커니즘은 다르지만, ‘세제 혜택을 위해 임대인이 임대매물을 시장에서 거둬들인다’는 결과 측면에서는 유사한 임대 물량 축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특히 핵심지역일수록 양도차익이 커 임대인이 세제상 이익을 위해 실거주를 택할 유인이 크고, 이는 임대 매물 감소와 임대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어려운 임대인이 집을 비워두거나,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임대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도세를 최대 80% 공제받을 수 있는 혜택이 큰 만큼, 실거주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임대인이 장기간 공실로 두거나 위장전입에 가까운 편법을 택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임대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거주 장기보유자에게 세제 감면 혜택을 몰아주는 구조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주택자 규제 이후 이미 수도권 갭투자를 해뒀던 지방 거주자들이, 이번 개편을 계기로 대거 실거주 전환에 나서며 수도권 실수요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서울ㆍ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 양극화를 부채질해온 가운데, 실거주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제 감면이 이런 흐름을 한층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주택시장 전문가는 “이번 세제 개편이 임대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서울과 지방 간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준 기자 news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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