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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미셸 스틸 미국대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를 처음으로 대면했다. 지난해 초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7개월 간 공석이었던 주한미대사직에 한국계이자 트럼프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스틸이 임명되면서 양국 관계에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4개국 신임 주한 상주대사로부터 각국 원수가 수여한 신임장을 받았다. 스틸 대사를 비롯해 반다 마리아 디아스 스텔제르 세케이라 주한포르투갈대사, 자말 압둘라 모하메드 빈 압둘와합 알 수와이디 주한아랍에미리트대사, 숀 호이 주한아일랜드대사다.
이 대통령은 대사들에게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양국이 긴밀한 소통과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다방면에서 호혜적인 협력을 심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스틸 대사에게 “한국 문화와 사회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진 만큼,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또 “양국 간 여러 현안들도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대화와 협력 과정을 통해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 관계는 더욱더 고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틸 대사는 이에 “한국에 부임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정부 및 국민과 폭넓게 소통하며 한미 간 상호 이해와 우호 협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스틸 대사는 지난달 30일 한국에 도착한 직후부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치 국내 정치인처럼 광화문과 남대문시장, 국립 현충원 등을 찾아 우리나라와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했다. 한국 사회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소프트 외교’라는 평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등을 잇달아 만나며 소통 행보에도 나섰다.
입국 직후 취임 일성으로는 “철통 같은 한미동맹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떠받치는 ‘린치핀’(핵심축)으로 남을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화당 재선 하원 의원 출신인 스틸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ㆍ미 의회 인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정치적 네트워크를 갖췄고,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ㆍ고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으며,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위원 등 선출직을 거쳐 2021년부터 4년간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한미 양국은 외교 문제로 비화된 쿠팡 사태와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 한국 원자력추진 잠수함 도입, 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 등을 놓고 크고 작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스틸 대사는 고차방정식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 같은 과제들을 소통과 조율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인사로 여겨진다.
다만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그가 강조해 온 ‘철통 같은 한미동맹’ 이행을 위한 요구들을 우리 정부에 더욱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스틸 대사는 대중국ㆍ북한 인권 문제에 강한 목소리를 내온, 미국 내에서도 ‘강경파’ 보수 인사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우리 측 외교ㆍ안보 협상 창구라 할 수 있는 위 실장과의 ‘케미’가 핵심 키로 지목된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위 실장은 지난주 상견례 성격으로 스틸 대사를 접견했다.
스틸 대사는 하원의원 시절 당시 외교관이었던 위 실장과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 실장은 지난 4월 스틸 대사 지명 이후 정치 성향에 대한 우려에 대해 “과도하게 극우처럼 비치는 보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옹호하기도 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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