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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밖 청소년들, 상해 임정로드 걸으며 역사탐방 대장정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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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13 15:25:33   폰트크기 변경      
"나의 아픔보다 더 큰 아픔을 마주하고"

임정로드/사진:의정부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 제공

의정부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 2025년 일본 항일로드부터 2026년 중국 임정로드까지 4회 연속 역사탐방 프로그램 운영… "회복탄력성 키우는 통합 역사교육"

[대한경제=최종복 기자] 경기 의정부시에 위치한 의정부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시설장 변경애)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약 9개월간 이어온 ‘거꾸로들의 역사탐방’ 시리즈를 지난 7일, 중국 상해·항주·남경 임정로드 탐방을 끝으로 완결했다.

이 프로그램은 가정 밖 청소년(가정폭력, 방임, 반복적 가출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들이 일본 오사카, 제주, 경북 경주를 거쳐 중국 상해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독립운동 역사 현장을 직접 탐방하며 자아정체감과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기르도록 설계된 통합 역사교육 프로그램이다. 성평등가족부, 경기도, 의정부시의 지원을 받아 2026년 경기도 기능특화형(회복지원형) 청소년복지시설 운영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번 4단계 연속 역사탐방의 출발점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쉼터 내에서 진행된 광복절 역사교육 현장에서 청소년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 알지 못했던 스스로의 무지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솔직한 반성은 단순한 부끄러움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싶다”는 청소년들의 자발적이고 간절한 요청으로 이어졌다.


쉼터는 아이들의 이 작은 목소리 속에서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최부자집/사진:의정부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


쉼터는 단회기 이벤트성으로 청소년들이 역사를 깊이 파악하고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역사적 현장을 단계에 거쳐 체계적으로 몸소 느낄 수 있는 ‘4단계 역사탐방’ 프로젝트를 전격 기획했다.


가정 밖 청소년들이 과거의 아픔을 마주하며 스스로 일어설 힘을 얻도록 돕는 ‘회복탄력성 키우기 통합 역사교육’은 이렇게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울림에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쉼터 청소년들은 지난해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윤봉길 의사의 마지막 수감지와 독립운동 유적을 답사하며 항일 역사의 첫걸음을 뗐다.


이어 12월 제주에서는 4.3평화공원과 해녀항일기념탑을 찾아 국가 폭력의 비극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고, 지난 2월에는 경주에서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헌납한 경주 최부자(최준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나눔과 헌신의 의미를 배웠다.

그리고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간, 이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인 중국 상해·가흥·항주·남경을 방문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마당루)와 윤봉길 의사 의거의 현장인 홍구공원, 백범 김구 선생이 몸을 숨겼던 가흥의 피난처, 항주 임시정부 요인 거주지 등을 둘러보며 임시정부가 걸어온 4000km의 여정중 일부를 그대로 밟았다.

본 탐방에 앞서 청소년들은 서울 효창공원의 백범김구기념관과, 삼의사 묘를 사전 답사하며 국내외 독립운동 현장을 잇는 학습을 완성했다.

임정로드 탐방을 마친 참가 청소년들은 저마다의 소감을 남겼다.


참가 청소년 A양(17세, 가명)은 "내 아픔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는데, 나라를 잃은 사람들의 아픔 앞에서 부끄러워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B양(16세, 가명)은 "힘없는 나라의 국민으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처음 생각해봤다"며 "이제는 내 아픔에만 머물지 않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청소년들은 특히 "나라가 그냥 존재하는 게 아니라 정말 많은 분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몰랐다"며 역사에 무지했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모습을 보였다. 귀국 후에는 또래 친구들에게 "너희도 꼭 가보라"며 탐방 경험을 자발적으로 나누기도 했다.

쉼터 측은 매 회차 참가 청소년의 스트레스 척도를 사전·사후로 측정해 10% 이상 감소를 확인했으며, 프로그램 만족도는 평균 95점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항일로드/사진:의정부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

실제로 지난해 일본 탐방 이후에는 참가 청소년 2명이 자발적으로 한국사 공부를 시작해 그중 1명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을 취득하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변경애 소장은 "가정 밖 청소년들은 자신의 상처에만 머무르기 쉬운데, 나라를 잃었던 시대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나도 이겨낼 수 있다'는 힘을 얻는 걸 지켜봤다"며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심리적 회복을 위한 통합 프로그램으로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쉼터는 이번 탐방 기록을 바탕으로 '기억공유회', ‘평화지도 만들기’ 등 사후 창작 활동을 진행하며 4부작 시리즈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의정부=최종복 기자 bok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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