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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맏형 한화] ②‘한국판 스페이스X’ 승부수…육ㆍ해ㆍ공ㆍ우주 ‘통합 밸류체인’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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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17 15:27:45   폰트크기 변경      
KAI 지분 확대ㆍ오스탈USA 인수 추진…김동관 수석부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지난달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룹 전방위에서 굵직한 승부수를 잇달아 던진다. 경영 승계 구도가 한층 공고해진 시점에서, 그의 행보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평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사진: 한화 제공


17일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9.90%)ㆍ한화시스템(4.98%)ㆍ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1.01%)를 합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5.89%를 확보했다. 지난 5월 지분 보유 목적도 이미 ‘경영참여’로 변경ㆍ공시한 바 있다.

한화는 공정거래법상 상장사 지분 15% 이상 취득시 의무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대상에 올랐다. 또 최근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26.41%)이 18억원 규모의 ‘우주ㆍ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KAI 민영화 논의가 다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상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해양방산(한화오션)-전자전(한화시스템)에 이어 완제기(KAI)까지 아우르는 ‘육ㆍ해ㆍ공ㆍ우주 통합 밸류체인’ 구상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등 ‘한국판 록히드마틴’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걸림돌도 뚜렷하다. KAI 노조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고 “항공에서는 공급업체, 우주에서는 경쟁업체인 한화의 경영참여를 허용해선 안 된다”며 공정위에 기업결합 불허를 요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ㆍ한화시스템이 KAI에 엔진ㆍ항전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이면서 동시에 초소형위성체계(SAR) 사업 등에서는 KAI와 직접 경쟁하는 구조라, 경영참여시 이해상충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노조는 대정부 투쟁 가능성도 시사했다.

KAI 지분 확대는 ‘한국판 스페이스X’ 밑그림과도 맞닿아 있다. 김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AI 우주강국’ 달성을 위해 2040년까지 55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ㆍ시험시설에 23조원, 한화시스템이 위성ㆍ우주AI데이터센터에 20조원, 창원 국방AI데이터센터에 10조원을 각각 투입하는 구상이다. 당시 김 수석부회장은 “우주와 항공, AI와 국방이 하나로 연결될 때 진정한 AI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수석부회장은 빅딜에도 박차를 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호주 조선ㆍ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 ‘오스탈USA’ 인수를 위한 비구속적 제안을 냈다.

오스탈USA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에 잠수함 모듈을 공급하며 버지니아급ㆍ컬럼비아급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관여하고 있다. 만약 인수가 성사되면 미 해군 핵잠수함 공급망까지 접점을 넓히게 된다.

참고로 오스탈 측이 밝힌 제안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달러(한화 1조5000억~1조7000억원)다. 아직 최종 인수가 결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오스탈 이사회가 부여한 4주간의 실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앞서 2024년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오스탈 본사 지분도 19.9%까지 확보한 바 있어, 이번 제안은 미국 현지 생산거점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한화 장교빌딩 전경. /사진: 한화 제공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9일 유상증자 청약을 마감하며 우리사주ㆍ구주주ㆍ일반공모를 합한 전체 청약률 126.9%로 흥행에 성공, 총 1조1713억원을 조달했다. 신주는 지난 11일 상장됐으며, 김 수석부회장은 이 유증에 참여해 신주 2만3153주(약 5억1200만원)를 직접 사들이며 경영 리스크를 함께 짊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경영 확장 드라이브 이면에는 노조와의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한화오션 하청노조(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ㆍ웰리브지회)는 노란봉투법 시행(3월10일) 이후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한화오션이 거부하면서, 지난 6월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중지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이는 개정 노조법 시행 후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파업권을 얻은 첫 사례로, 11차 교섭 요구가 이어지는 등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의 경우 기본급 11.14%(43만9700원) 인상과 타결금ㆍ생산성 격려금 각 2000만원을 요구하며 두 자릿수 임금인상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어, 방산업계 전반의 ‘임금 도미노’ 우려로 번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편 재계에서는 한화솔루션 유증, KAI 경영참여, 오스탈USA 인수까지 김 수석부회장의 승진 이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유증은 당초 계획했던 2조4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KAI는 노조의 강한 반발과 공정위 심사라는 관문이 남았으며, 오스탈USA는 아직 실사 단계에 불과하다. 여기에 그룹 내부적으로는 하청노조 파업권 확보와 정규직 임금인상 요구까지 겹친 상태다.

실적으로 증명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그의 전략들이 실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경영 능력을 가늠하는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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