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종호 기자]정부가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를 두배 이상 늘리고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도 두배로 늘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부동산 PF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선별이 끝난 만큼 보증 확대가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란 지적이다. 아울러 대출 확대도 하반기 대기 중인 잔금대출 물량을 고려하면 빠듯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금융위가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PF 보증 규모를 2.2배 확대하고 자금지원을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a로 대폭 확대해 신속한 착공 및 주택공급을 지원한다.
대폭의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PF 담당자는 “보증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실제 문제가 됐을 때 변제 과정이 매우 어렵다”며 “보증이 확대됐다고 해서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드라마틱하게 늘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축공사비 플러스 PF보증의 경우 중동전쟁 발발로 4조원으로 상향했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정부의 생각처럼 부실 사업장은 인건비와 원자재 값 상승 등 단순히 자금의 문제가 아니라 비인기 사업장에 무리하게 개발을 추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에 대한 경계감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0대 금융사와 건설업계 정례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하는데 결국 금융사의 PF 대출 실적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은행 내부적인 판단으로 대출이 진행되지 않는 사업장이라도 정부의 입김에 대출이 나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량 목표 조정과 관련해서는 현재처럼 잔금대출 등을 받기 위해 대출 오픈런이 발생하거나, 고객이 금리 비교 없이 대출 가능한 은행부터 선택해야 하는 불편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 하면서도 하반기 대기 중인 물량을 고려하면 빠듯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집단대출(이주비·잔금대출) 잔액은 148조2426억원으로 3월 말보다 2조2649억원 늘었다. 특히 5월 말에서 6월 말까지 약 8600억원, 6월 말에서 7월 말까지 약 6500억원 늘면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이미 기존 목표치를 소진했거나 이를 상당 폭 넘어선 상태다. 이 경우 개별 목표치가 기존보다 크게 확대되더라도 초과분 흡수, 집단대출 수요에 대응하고 나면 일반 주담대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반기에 대기 중인 잔금대출 물량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빠듯하다. 서울에서만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3064가구), 서초구 래미안 트리니원(2091가구),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2451가구) 등 대형 단지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은행권은 오는 14일 열리는 가계부채 점검회의 이후 구체적인 총량 관리 전략을 세울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일 금융위원장 주재 금융권 회의 이후 가이드가 구체화되면 현장 반영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잔금대출·주담대 취급 불편이 상당 부분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대출 공급 여력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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