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풀 꺾였다. 고용 둔화에 물가 상승세까지 완화되면서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렸지만 국제유가 반등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될 수 있어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라 6월(3.5%)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 -0.4%에서 7월 0.1%로 반등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해 전월(2.6%)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반면 전월 대비 상승률은 0.0%에서 0.2%로 높아졌다. 헤드라인과 근원 CPI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항목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전월보다 1.5% 하락했고 주거비와 식품은 각각 0.1% 오르는 데 그쳤다. 휘발유 가격은 두 달 연속 내렸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지만 7월 월평균 가격은 6월보다 낮았던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근원 CPI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웃돌지만 지난 2월을 제외하면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동결 확률은 CPI 발표 전 51.6%에서 발표 후 61.9%로 상승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6월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7월 물가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며 “7월 고용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5~6월 고용지표도 하향 조정되면서 연준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8월 고용과 물가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경우 9월뿐 아니라 연내 인상 기대감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빈 LS증권 연구원은 “고용 증가세 둔화와 임금 압력 약화에 이어 예상에 부합한 CPI가 발표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성이 낮아졌다”면서도 “7월 중순 유가 상승의 영향이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8월에 미칠 지연 효과를 고려하면 다음 물가보고서에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근원 물가와 서비스 물가는 즉각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한 정도의 재가속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연준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 물가와 고용지표를 추가로 확인하면서 현 수준의 정책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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