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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이슈]‘사고 나면 처벌’ 넘어 ‘사고 전 차단’으로…‘예방 안전망’ 입법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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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13 18:01:21   폰트크기 변경      

원ㆍ하청 노사 참여 ‘공동안전보건위’ 설치 추진
농어업 작업 유해ㆍ위험요인 사전 조사…소방점검 적정비용도 법제화


국회 전경/사진:국회사무처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산업재해와 화재 등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자를 처벌하거나 피해를 보상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위험요인을 사전에 찾아 차단하는 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원청과 하청이 함께 안전대책을 결정하고 농어업 현장의 유해ㆍ위험요인을 미리 조사하는 한편, 소방시설 점검에 필요한 적정비용까지 보장하는 등 국회 안전입법의 무게중심이 ‘사후 책임’에서 ‘사전 예방’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도급사업장에 원ㆍ하청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사업장의 안전ㆍ보건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ㆍ의결하기 위해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같은 수로 참여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도급사업장은 작업환경 개선과 안전보건 조치 권한이 원청인 도급사업주에게 집중된 경우가 많아 기존 제도만으로는 원ㆍ하청이 공동으로 안전문제를 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도급인과 관계수급인을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도급인과 관계수급인 소속 근로자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원청과 협력업체가 안전보건 정책과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공동으로 심의ㆍ의결하는 구조를 제도화해 하청에 안전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막고 현장 단계에서 위험요인을 함께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농어업 분야에서도 사고 이전 단계의 위험을 찾아내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농어업 안전재해 실태조사 항목에 ‘농어업작업 관련 유해ㆍ위험요인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는 농어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이 농어업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ㆍ질병 등에 대한 실태조사와 예방 기본계획을 규정하고 있는 데서 더 나아가,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작업환경과 위험요인을 조사 단계부터 파악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조사 결과를 예방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해 보험을 통한 사후 보상뿐 아니라 재해 자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소방시설 점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추진된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11일 대표발의한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소방청장이 표준자체점검비를 공표하고 그 산정 세부기준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사ㆍ공단 등이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관리업자에게 맡길 때는 표준자체점검비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낮은 점검비로 계약할 경우 충분한 점검 인력과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점검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입법 배경이다. 공공부문부터 적정 점검비를 보장해 가격경쟁에 따른 부실점검 가능성을 줄이고 화재 위험을 사전에 발견하는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세 법안은 적용 대상과 방식은 다르지만 ‘사고가 난 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보다 ‘사고가 나기 전에 무엇을 점검하고 누가 함께 관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ㆍ하청 공동 안전관리, 작업환경의 유해ㆍ위험요인 사전 조사, 안전점검의 적정비용 확보까지 예방 장치를 촘촘하게 만드는 방향이다. 중대재해와 화재 등 안전사고가 되풀이되는 가운데 국회의 안전입법도 처벌과 보상 중심에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체계 구축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양상이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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