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홍샛별 기자] 정부의 8ㆍ13 부동산 대책으로 고금리와 건설경기 침체로 가라앉았던 건축설계 및 건설사업관리(CM) 용역 발주 시장에 온기가 돌 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건축업계에 따르면 8ㆍ13 대책 발표 이후 소형부터 대형 종합건축사사무소까지 사업 영역별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선 빌라·다세대·다가구 등 소규모 비아파트 건축물 설계를 주력으로 하는 소형 설계업체들은 비아파트 규제 완화 대책을 크게 반기고 있다. 정부가 건축면적 제한을 1000㎡까지 완화하고, 용적률 산정 시 주민공동시설 면적 적용을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건축자금 지원 확대도 약속하면서, 침체했던 빌라·다세대 신축 및 리모델링 설계 발주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대형 건축사사무소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확대와 정비사업 활성화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 그 동안 공사비 급등과 PF 경색으로 멈춰 섰던 민간개발 사업장의 브리지론 및 본PF 자금 조달이 풀릴 경우, 쌓여 있던 설계비 미수금을 회수하고 신규 수주도 동시에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 건축사사무소 임원은 “PF로 멈춰선 개발사업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이 있어 골머리를 앓았었다”며 “사업성 악화로 중단됐던 프로젝트들의 경우 설계 및 CM용역 발주가 다시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가 워낙 많이 오른 상황이라 시행사들이 본공사를 어떻게 끌고 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도 나온다.
공공택지 인허가 절차 단축(패스트트랙) 역시 대형 설계사들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설계용역은 인허가 진행 단계에 맞춰 기성금이 청구되는데, 인허가 기간이 대폭 줄어들면 묶여 있던 매출 인식이 조기에 이뤄지는 구조적 이점이 있어서다.
정비사업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규제 완화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대책 중 재개발·재건축 조합설립 동의율 요건을 기존 75%에서 70%로 완화한 점이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평가받는다.
한 대형 건축사사무소의 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도시정비 사업은 사업장마다 규모와 여건이 다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조합 설립 단계의 동의 요건 충족이 최대 난관 중 하나”라면서 “토지등소유자 수가 적은 사업장은 소수 소유주의 동의 여부가 전체 동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번 완화 조치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초기 조합 설립 문턱을 크게 낮추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실제 계약과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일정 시차가 존재한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이번 대책에 따른 용역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당장의 수주 증가보다는 단계적 흐름에 맞춰 대응력을 갖추는 등 향후 발주를 준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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