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토크 견디는 패턴으로 마모 수명 개선
매일 트랙 올라 점검…연비ㆍ승차감도 챙겨
![]() |
|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내 넥센타이어 게러지에서 개발 중인 타이어와 르노코리아 필랑트./사진: 공동취재단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하이브리드차를 두고 흔히 나오는 걱정 중 하나가 타이어다. 전기모터가 출발 순간부터 강한 힘(토크)을 쏟아내는 탓에 내연기관차보다 타이어 마모가 빠르기 때문이다. 모터와 배터리 탑재로 인해 무거워진 차체도 부담이다. 르노코리아의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는 신차용(OE) 타이어를 고를 때 이런 부분부터 고민했고, 그 결과 OE 타이어의 마모 수명 지표는 기존 장착 타이어보다 35% 이상 높게 설계됐다.
지난 12일 경기 화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내 넥센타이어 게러지에서 만난 정성현 넥센타이어 한국OE개발팀 수석연구원은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의 OE 타이어 개발과 관련해 “개발 시작 단계부터 전기차 수준의 토크를 고려한 패턴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패턴은 타이어 표면에 새겨진 홈과 블록의 배열로, 힘이 집중되는 구간의 블록 강성과 배치를 조정하는 식으로 쏠림 마모를 줄인다.
넥센타이어는 금호타이어와 함께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의 OE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이 중 넥센 공급분이 로디안 GTX(올시즌, 19인치)다. 미국 교통당국 기준 품질 등급인 UTQG 트레드웨어에서 개발 당시 벤치마크(기준점)로 삼은 기존 장착품 대비 수치를 약 36% 개선한 제품이다.
![]() |
| 김현수 넥센타이어 실차평가팀 책임연구원이 기자단에게 실차 평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
넥센타이어는 마모 성능뿐 아니라 타이어가 구를 때 생기는 에너지 손실인 회전저항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르노코리아가 개발 과정에서 연비와 승차감 성능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필랑트가 준대형급 차체에도 15.1㎞/ℓ의 복합 연비를 갖춘 배경에는 타이어의 회전저항 개선도 자리한다.
실차 평가 단계에서 르노코리아가 주문한 항목은 ‘롤 밸런스’였다. 롤은 코너를 돌 때 원심력으로 차체가 바깥쪽으로 기우는 움직임이다. 기울고 되돌아오는 속도가 들쭉날쭉하면 운전자는 차가 불안하다고 느끼고, 자세 제어에도 불리해진다. 차와 노면이 만나는 유일한 접점인 타이어가 이 밸런스를 좌우하며, 승차감과 핸들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김현수 넥센타이어 실차평가팀 책임연구원은 “밸런스가 맞는 타이어를 신중하게 찾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핸들링 평가에서 집중적으로 점검했다”고 말했다.
![]() |
| (왼쪽부터) 넥센타이어 실차평가팀 김현수 책임연구원, 실차평가팀 송계주 팀장, 한국OE개발팀 정성현 수석연구원이 기자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
이런 밸런스는 계측기만으로 잡히지 않아 숙련자의 감성 평가에 공을 들였다. 평가 한 번에 걸리는 시간은 타이어 교체까지 포함해 1시간 반 안팎. 하루에 많게는 여섯 가지 사양의 타이어를 연달아 평가할 수 있다. 평가팀은 비가 오지 않는 한 거의 매일 트랙에 오르는데, 이 타이어도 그렇게 1년 반 이상 다듬어졌다.
송계주 넥센타이어 실차평가팀장은 이런 과정을 토익 공부에 비유했다. 그는 “700점까지는 6개월이면 도달하지만 나머지 1년 반은 100점을 더 올리기 위해 쥐어짜는 시간”이라며 “유럽 주재 경험이 있는 인력들이 유럽 기반인 르노의 성능 철학을 이해하고 있어 자신 있게 튜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타이어 교체 시점이 오면 개발자들은 동일 사이즈ㆍ동일 패턴의 교체용(RE) 로디안 GTX 장착을 추천했다. 내부 구조와 고무 배합(컴파운드)은 OE와 다르지만 같은 패턴을 기반으로 범용 개발된 제품이어서다.
![]() |
| 넥센타이어 연구원이 타이어를 점검하고 있다./사진: 공동취재단 |
화성=강주현 기자 kangju07@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