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노란봉투법 시행령 구체화 지시
반도체 특구ㆍR&D 중심 ‘주 52시간 유연화’ 논의
민노 “시행령을 통한 입법 무력화” 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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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제공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친(親)노동' 성향으로 평가받던 이재명 정부에서 노동계와의 갈등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개정 노동조합(노란봉투법)의 시행령을 통한 쟁의 범위 제한 추진과 반도체 특구 내 주 52시간제 완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갈등의 일차 불씨는 노란봉투법 하위법령 정비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고용노동부에 노란봉투법상 허용되는 노동쟁의의 범위를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으로 구체화할 것을 지시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투자·경영 결정에 대한 교섭 요구나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연동 파업 등 경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 차원에서 쟁의 대상의 한계를 명확히 긋겠다는 취지다. 이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국회에서 시행령 개정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상위 법률의 명시적 위임 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시행령으로 쟁의권을 제한하려는 조치는 행정권 남용이자 입법 무력화 시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노ㆍ정 갈등 기류를 더욱 심화시키는 대목은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 52시간제 완화 논의다. 정부와 여당 내부에선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 및 첨단특구 단지에 한해 근로시간 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일괄적인 근로시간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재계의 건의를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의 핵심 축인 주 52시간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라며 “장시간 노동으로의 회귀”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장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가 전략산업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실용적 미세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이를 ‘친기업 유턴’으로 받아들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사내 하청노조와의 상견례를 진행하는 등 노란봉투법의 결과물이 이제 막 나오고 있다”면서 “친노동에서 친기업으로의 전환이라기 보다 실용 정부의 모습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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