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올해 상반기 전자업계 원가 부담이 6조원 가량 늘었다. 반도체ㆍ부품 가격이 폭등하자 전자제품 원재료 부담이 덩달아 불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반기 부담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1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원재료 매입액은 55조83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조9039억원(9.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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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LG전자 CI. /사진: 각사 제공 |
증가분 중에는 생활가전, TV,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의 비용 부담 증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DX 부문의 매입액은 41조5392억원으로 2조4763억원(6.3%) 늘었다.
특히 핵심 부품인 모바일용 메모리의 가격이 작년 연간 평균과 비교해 3배 이상(211%) 급등하며 5조426억원의 비용을 차지했다. 모바일용 메모리는 올 상반기 ‘기타’에서 분리된 별도 품목으로 처음 추가될 만큼 비중이 커졌다.
삼성전자 DX 부문은 원가 부담 급증 탓에 올 2분기 출범 이래 처음으로 적자(영업손실 8000억원)를 내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추후 원가 부담이 완화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냉난방공조(HVAC) 사업과 인공지능(AI) 가전 성장 등 사업 체질 개선이 성과를 거두면서 이익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LG전자(LG이노텍 제외)은 올 상반기 원재료 매입에 15조391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 14조435억원에서 1조2656억원(9%) 증가한 수치다.
영상기기 부품용 칩의 평균 가격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37.4% 올랐고, 생활가전 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구리의 평균 가격은 작년 말보다 32.6% 상승한 탓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패널 소재ㆍ부품값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반기 원재료 매입비용이 6조38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1% 늘었다. 디스플레이 구동과 신호 전달을 하는 연성회로기판실장부품(FPCA)이 6% 가량, 강화유리용 커버 글라스가 24% 비싸졌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원재료 매입비용은 4조37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줄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원가 혁신 노력 등이 반영됐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전자부품 업계는 동박적층판(CCL) 등 첨단 소재 가격이 오르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LG이노텍의 올 상반기 원자재 가격은 9조1744억원으로 34.2%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같은 기간 2조1255억원에서 2조5806억원으로 21.4% 올랐다.
한편 하반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는데 따라 공급망 리스크가 지속되며 원자재 가격 부담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이 전분기와 비교해 15~2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D램 업체가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해 PC용 D램 공급을 줄인 탓이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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