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자산시장 전략 간담회서 AI 사이클 전망
“130년 버블 붕괴 공통점은 추세적 금리 상승…자본공급자 이탈 경계”
![]() |
| 이은택 KB증권 리서치본부 이사가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자산시장 전략’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최장주 기자 |
[대한경제=최장주 기자] 하반기 국내외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랠리를 둘러싼 거품 논란 속 향후 사이클 전환을 가를 핵심 변수는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축소가 아니라 은행과 연기금 등 ‘자본공급자’의 자금 회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자산시장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이은택 KB증권 리서치본부 이사는 최근 증시 조정의 배경으로 AI 프론티어 모델의 수요 둔화를 먼저 꼽았다.
고성능 모델에 무조건 자원을 쏟아붓던 ‘토큰 맥싱(Token Maxing)’에서 비용 효율성을 따지는 ‘토큰 옵티마이제이션(Token Optimization)’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미니맥스·GLM·딥시크 등 중국산 오픈 모델이 부상했으나, 오픈AI의 가격 인하와 딥시크의 가격 인상이 맞물리며 출혈경쟁은 일단락됐다는 진단이다.
이 이사는 하반기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자산시장 사이클이 점차 후반부로 다가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에서 제기된 AI 설비투자 지속 가능성 및 기업들의 현금흐름 악화 우려에 대해 빅테크와 자본공급자 간 상이한 손익구조(Payoff)를 짚었다. 메타나 아마존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적자를 딛고 임계점을 넘어선 성공 경험이 있어 스스로 투자를 멈출 가능성이 낮지만, 원금 보전이 최우선인 금융기관과 국부펀드, 연기금 등 자본공급자는 실패 징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역사적으로 기업 스스로 투자가 지나쳤다고 판단해 멈추면서 버블이 붕괴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빅테크가 아닌 자본공급자가 자금줄을 죌 때 시장의 성장이 꺾였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에게는 당장의 현금흐름보다 미래 성장성이 중요하지만, 돈을 빌려준 자본공급자에게는 채무 상환 능력을 증명할 현금흐름이 절대적”이라며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상승이야말로 최근 조정의 본질적인 원인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는 자본공급자의 자금 이탈을 촉발하는 핵심 변수로 금리를 지목했다. 지난 130년간 발생한 3대 버블 붕괴(1930년대 대공황,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2000년 닷컴버블)의 유일한 공통분모였던 ‘추세적 금리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버블을 무너뜨리는 위험 금리의 조건으로는 완화 정책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인플레이션 외통수(No Way Back)’와 장기간 경험하지 못한 ‘신고가(Breaking to New Highs)’ 돌파를 제시했다.
이 이사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0~5.3%를 추세적으로 돌파하는 순간이 위험 임계점이 될 수 있다”며 “5.3%는 2007년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무위험 국채 금리가 이 수준에 도달하면 연기금 등이 굳이 리스크를 안고 위험자산에 자금을 공급할 이유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워런 버핏의 말처럼 금리는 모든 자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중력의 법칙(Gravity Rules)’으로 작용한다”며 “빅테크의 투자 지속 여부보다 자본공급자를 돌아서게 만들 인플레이션 및 금리 임계점 도달 여부를 추적하는 것이 향후 투자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최장주 기자 cjj323@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