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에 0.7%p 올려잡아
IMF 7월 전망(2.6%)보다도 0.6%p 높아
“반도체는 대기업...고용유발 효과 작아”
“다른 산업 성장 위한 구조개혁 필요”
![]() |
|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오른쪽)과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8월 KDI 경제전망 수정'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사진: KDI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월 2.5%에서 3.2%로, 석 달 만에 0.7%p나 끌어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내놓은 한국 전망치(2.6%)보다도 0.6%p 높은 수치로, 세계 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낮아지는 흐름과는 정반대의 역주행이다.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투자도 내년에는 2.7%로 뛰며 반도체발 훈풍에 올라탈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19일 발표한 ‘2026년 8월 KDI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월 2.5%에서 3.2%로 높였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2.2%로 0.5%p 올렸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가 올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매출액 전망치를 전년 대비 302.0% 급증으로 대폭 상향한 영향이다. 이에 KDI는 설비투자(7.9%)·상품수출(8.6%) 증가율 전망치를 각각 4.6%p, 4.1%p씩 끌어올렸고,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3597억달러로 평년의 3배가 넘는 이례적 규모까지 늘려 잡았다.
주목되는 대목은 이 흐름이 세계 경제 전체의 방향과는 정반대라는 점이다.
IMF는 지난달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4월보다 0.1%p 낮췄다. 중동 전쟁에 따른 산업생산 반등 지연과 미국의 추가 관세조치가 하방 요인으로 꼽혔다. KDI도 이번에 세계 성장률 전망을 3.1%로 소폭 내렸다. 그럼에도 한국만 나 홀로 상향폭을 키운 것은, AI 인프라 투자와 직결된 반도체 수출 비중이 유독 높은 산업구조 덕에 전쟁발(發) 충격은 비켜가고 호황의 수혜만 온전히 흡수하고 있어서라는 게 KDI의 진단이다.
성장률 상향에 반도체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두고 김미루 KDI 거시ㆍ금융정책연구부장은 “대략적으로 나눠본다면 0.6%p 정도는 반도체와 그 파급에 의한 상승”이라며,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가 이뤄지는 부분도 있고, 반도체 덕분에 소득이 증가해서 생긴 민간소비의 소폭 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향폭 0.7%p 가운데 나머지 0.1%p만 반도체 이외 요인인 셈이다.
반도체 호황 자체는 우리 경제에 분명한 호재지만, 성과가 특정 산업에 쏠린 만큼 그 이면도 짚어야 한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현재 성장이 반도체 부문에 집중돼 있는데 반도체 부문 종사자는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전체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크지는 않다”고 밝혔다.
실제 이런 낮은 고용 유발효과 탓에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은 기존보다 6만명 줄어든 11만명에 그쳤다. 김 부장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대기업이고 국민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쪽에서 일하기 때문에 체감 경기는 이 정도 수치를 못 따라갈 것”이라며, “반도체 외 다른 부분에서도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구조개혁이나 여러 정책적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투자 역시 반도체발 훈풍을 반영했다. KDI는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보다 1.6%p 올린 2.7%로 제시했는데,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시설 증설 계획과 민간 공장ㆍ창고 부문 수주 증가가 근거였다. 반면 올해 전망치는 0.1%에 그쳤다. 증설 효과가 본격화하기까지 시차가 있는 데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반도체발 특수가 건설 현장까지 번지려면 최소 한 해는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최지희 기자 jh6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