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에서 그늘 늘리면 용적률 인센티브
[대한경제=박재영 기자] 서울시가 ‘그늘보행권’을 도시정책 기본 원칙으로 선언했다. 서울시민이 걷는 길을 그늘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비사업과 공공 건축사업에도 보행 그늘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허용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그늘 조성을 유도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그늘보행권 개념을 도시정책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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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그늘보행권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서울시 제공 |
그늘보행권은 시민이 일상적인 보행 동선에서 일정 수준의 그늘을 끊김 없이 누릴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정책 개념이다. 그늘 갯수가 아니라 실제 보행ㆍ휴식 중 연속적으로 접하는 그늘 면적과 지속시간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오 시장은 “지난 3년간 온열질환자 31.4%가 길가에서 발생했다”며 “폭염이 일상적인 재난이 된 지금, 시민이 걷는 그늘도 도시가 챙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7월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보도를 1m 단위로 분석한 결과 서울 보도 평균 그늘 비율이 44%였다. 서울 보도 평균 햇빛 노출시간은 4시간21분이었고, 전체 구간 중 27.6%는 하루 중 6시간 이상 햇빛에 노출되고 있다.
시는 정원도시 정책을 통해 확충한 서울 전역 1315곳(82만㎡) 녹지와 정원ㆍ건물그늘ㆍ캐노피 등 폭염저감시설이라는 ‘점’을 생활권 그늘길이라는 ‘선’으로 연결해 그늘보행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늘이 필요한 곳을 찾고 △장소ㆍ여건에 맞게 만들고 △생활동선을 따라 잇는 3단계 전략도 공개했다.
먼저 △그늘부족도 △보행 체류 수요 △폭염 취약도 △개선효과를 반영해 지역별 그늘 필요도를 △우선개선 △계획관리 △유지관리지역으로 구분한다. 서울 내 건물 약 57만 동과 가로수 약 30만 그루를 반영한 1m 단위 그늘 분석 결과에 보행자 수와 취약계층 이용 정도 등 개선효과를 함께 고려해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특히 △지하철역 △학교 △병원 가는 길과 △횡단보도 △정류장 등 시민이 꼭 지나가야 하는 장소는 우선 대상으로 지정한다.
그늘은 장소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확보한다. 협소보도는 보행공간을 비우고 기존 건물과 돌출형 차양을 활용한다. 일반보도는 가로수를 중심으로 끊어진 그늘을 식재와 차양으로 보완한다. 넓은 보도에는 2열 다층식재와 대형 차양 설치로 걷는 그늘과 머무는 그늘을 함께 조성한다. 또한 광장과 공원, 수변에 계절형 차양과 보완 식재, 그늘무대 등을 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흩어진 그늘은 생활거점을 기준으로 연결해 그늘 축을 설정한다. 공공이 먼저 조성할 구간과 민간 완성 구간을 나누고 그늘이 끊긴 곳을 우선 보완한다. 자치구별로 3∼5개, 총 116개 보도공간 세부조성계획을 수립해 △그늘조성기준 △유형별 디자인 요소 △지속시간 등 성능기준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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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처 여가가로 그늘길 시뮬레이션 이미지 전과 후(오른쪽).자료=서울시 제공 |
그늘보행권은 도시기본계획과 생활권계획에도 반영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구단위계획, 정비사업, 공공건축사업에도 보행그늘 기준을 적용한다. 민간의 창의적인 설계를 활용하기 위해 정비사업에서 그늘과 휴게공간을 조성하면 허용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건축심의에는 △건축물과 조경 차양을 활용한 연속 그늘 확보 기준과 △그늘 연속성 검증을 공통기준에 추가할 계획이다.
시는 2027년까지 △망원동(생활가로) △청계천(여가가로) △G밸리(활력가로)를 포함한 시범사업 10곳을 추진해 효과를 검증하고, 2028년부터 서울 전역에 그늘보행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앞으로 폭염으로부터 시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한 도시의 역할도 커져야 한다”며 “시민이 매일 걷는 길부터 바꿔나가고, 변화를 직접 느끼실 수 있도록 하나하나 확실하게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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