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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강 조망권 ‘높이 전쟁’…재벌가 인허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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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19 15:24:20   폰트크기 변경      
한남동 저택 공사 갈등

급경사지 건축물 높이 산정 기준

143㎡ 공공도로 매각 적법성도 쟁점

용산구 “절차 거쳐 적법하게 처리”

B 회장 측, 허가 무효 소송으로 충돌


서울 용산구 B 회장 사저 인근에서 바라본 A 회장 단독주택 건설 현장. /사진:이종무 기자 jmlee@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남산 자락. 재벌 회장들이 거주해 조용할 것만 같던 이곳이 최근 떠들썩하다.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약 2014.2㎡ 규모 A 회장 저택 공사로, 한강 조망권을 둘러싼 다툼이 촉발되면서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은 ‘건축법상 건축물 높이 산정’과 ‘공공도로 매각’의 적법성을 가리는 법적ㆍ행정적 공방이다.

19일 기자가 방문한 A 회장 단독주택 공사 현장에는 가림막 너머로 거대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드러나 있었다.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공사가 진척된 모습이다. 이번 공사로 갈등을 빚고 있는 바로 뒤편 지대의 B 회장 주택 인근에서 바라보니, 새로 올라선 건물의 상단부가 높이 솟아 있었다. 한강 방면 시야를 가로막아 조망에 제약이 발생하는 구조로 보였다.

△쟁점①=건축물 높이 산정 기준
이에 B 회장 측은 현재 행정당국의 개발 행위 허가에 대한 심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문제 삼고 있다. 신축 부지는 위아래로 도로를 접한 전형적인 급경사지다. 하단에는 상대적으로 넓은 도로가 지나고 있고, 상단에는 통행이 제한적인 좁은 도로가 맞닿아 있다.


B 회장 측은 “대지에 접한 도로가 둘 이상일 경우 가장 넓은 도로를 기준으로 높이를 산정해야 한다는 건축법을 어기고 높은 지대의 막힌 좁은 도로를 기준으로 삼아 건물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지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건물 지표면도 인위적으로 높였다고 지적한다.


서울 용산구 A 회장 단독주택 건설 현장. /사진:네이버 항공뷰 갈무리 재편집


△쟁점②=공공도로 매각 과정
또 B 회장 측은 앞서 용산구청이 2022년 11월 A 회장 측에 매각한 143㎡(약 27억원) 규모 도로 부지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 구는 해당 골목길 일부의 용도를 대지로 변경한 뒤, 일주일 만에 인접 토지 소유자인 A 회장 측에 매각했다. B 회장 측은 행정 재산이던 공공도로가 사유지로 편입되면서 상단 좁은 도로를 기준으로 한 설계와 대지 확장이 가능해졌다고 보고 있다. 도로 부지를 넘긴 과정에 행정적 하자가 없는지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재산 매각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도시정비 분야 전문 변호사 A 씨는 “공공도로의 용도 폐지와 매각은 공익상 명백한 사유가 있을 때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정 개인의 대지 확장과 층고 상향을 가능하게 만든 결과를 낳았다면, 단순한 절차적 적법성을 넘어 공공 재산 처분의 공정성 측면에서 사법적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용산구 관계자는 “전용 주거지역에서 높이를 산출하는 데 있어 어떤 도로를 기준으로 높이를 산출하라는 기준이 없다”면서 “높은 도로라든지, 낮은 도로라든지 어떤 도로를 기준으로 높이를 잡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의 높이는 해당 대지, 지표면에 따라 높이를 산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도로 매각과 관련해선, “해당 지적상 도로로 돼 있는 가운데 위와 아래 간 고저차가 있고 옹벽이나 수목으로 막혀 있는 형태로, 행정 재산으로 이용되고 있지 않은 현황으로 판단을 했다”며 “관련 부서 의견 조회하고 구 공유재산심의위원회 심의까지 거쳐 ‘적정’으로 인계한 필지로, 관련 법령인 공유재산법에 의해 폐지된 재산”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회장 측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을 바탕으로 “공사의 법적 정당성과 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됐으며, 용산구청의 적법한 확인을 받아 정상적인 절차로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B 회장 측은 용산구청장을 상대로 낸 건축 허가 무효 확인 소송을 통해 인허가 과정의 하자를 끝까지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의 본안 판결에 따라 향후 한남동 일대 고급 주택가의 건축 인허가 기준과 관련하여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A 회장 단독주택 시공은 J건설이 맡고 있다. 이 회사는 한남동과 이태원동 일대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사저와 최고급 주택 공사 시공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남동 일대 지형적 특성과 건축 규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전문 시공사인 만큼, 고도 산정이나 경사지 도로 기준 등 지형적 특수성에 따른 인허가 쟁점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건축주의 한강 조망권 확보 요구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인허가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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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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