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자사주 지급 잠정합의…조합원 투표 남아
포스코, 창사 이래 58년만에 첫 전면파업 기로 놓여
현대차, 19일부터 4시간 부분파업ㆍ21일 전면파업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주요 산업 현장이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일제히 ‘추투(秋鬪)’ 모드로 전환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호황의 과실 배분을 둘러싸고 밤샘 협상 끝에 잠정합의에 이르렀지만 창사 이래 58년간 한번도 없었던 전면파업 위기에 놓인 포스코, 10년만에 전면파업 카드를 꺼내든 현대자동차까지 굵직한 노사 이슈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하반기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전날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1박2일 일정으로 대표자 교섭을 벌인 끝에 임금ㆍ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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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울산공장 오전조 근무자들이 지난 12일 4시간 부분파업으로 조기퇴근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회사 측이 초과이익분배금(PS)의 절반 이상을 자사주로 의무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여기에 ‘적자시 임금 일시 조정’ 조항 등을 놓고 절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정합의안은 조만간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이번 주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다만 자사주 지급 비율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최종 타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포스코는 1968년 설립된 이래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숱한 위기 속에서도 단 한번도 전면파업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노사간 입장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무파업 기록’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소요 재원은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확산에 따른 경영 부담을 이유로 기본급 1.5% 인상(기존 1.2%에서 상향), 격려금 250만원(기존 200만원), 복지포인트 30만원 추가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율 97.09%에 찬성률 92.17%라는 압도적 결과가 나왔다. 이후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았고, 18일 열린 3차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가 결정되면서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조정 중지 직후 ‘지침 6호’를 하달해 파업 준비에 착수했다.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은 “다음달 중 부분파업 개소를 선정해 실행 방법을 준비하겠다"며 "회사가 결단하지 않으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 파업이 실제 현실화하고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ㆍ조선ㆍ가전ㆍ건설 등 철강을 원자재로 쓰는 국내 주요 제조업의 부품ㆍ자재 조달에도 연쇄적으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8일 15차 교섭 이후 41일만인 18일 울산공장에서 16차 교섭을 재개했지만 별다른 진전없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19~20일 매일 4시간, 24~25일 매일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는데 이어 21일에는 8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전면파업은 2016년 단체교섭 이후 10년만이다.
이번 임단협의 핵심 쟁점은 상여금 인상, 불법 행위로 해고된 조합원의 복직, 정년 연장 등이다. 노조는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에 진전된 안을 기대했지만 협상안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누적 44시간의 파업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전면파업 당일에는 본사 상경 투쟁도 예정돼 있어 갈등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여름휴가 전까지만 해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던 노사 협상은 휴가가 끝나자마자 일제히 재점화됐다”며 “조선ㆍ철강ㆍ완성차 관련 협력업체도 임단협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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