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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구조조정 첫 결실…5년간 가격·공급 통제 등 '독과점 안전장치'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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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20 12:03:40   폰트크기 변경      

롯데케미칼ㆍHD현대케미칼 합병법인 내달 출범 예정

공정위, 5년간 가격·공급 강제 등 시정조치 단서

여수 1호 등 후속 재편 탄력 전망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산 1호' 기업결합 건 조건부 승인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제공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간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조 원대 적자를 내며 물러설 곳이 없던 석유화학 업계가 기업 간 통폐합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롯데케미칼ㆍHD현대케미칼의 합병법인은 내달 중 출범 할 전망이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기업결합 승인은 지난달 16일 기업결합 심의 절차를 개시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결과다. 지난해 11월 사전심사를 신청해 조율을 거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통상 3∼6개월 이상 걸리는 심사 기간과 비교하면 상당히 신속하게 결론이 나왔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사업재편에 나선 건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수조원대 적자 때문이다. 최대 수출국이던 중국이 기초유분 자급률을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글로벌 시장은 극심한 공급과잉에 빠졌고,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수년째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주요 8개 석유화학사의 합산 영업손실은 약 1조5000억원으로, 2024년(1조1000억원) 대비 확대되는 등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

이에 정부는 ‘선(先) 자구노력, 후(後) 정부지원’이라는 대원칙 아래 3대 석유화학 단지(대산·여수·울산)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기업활력제고법을 통한 금융·세제·규제 완화 패키지 혜택을 내걸며 업계의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집요하게 이끌어냈다.

공정위는 ‘대산1호’ 프로젝트의 결합 자체는 허용했으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한 강력한 시정조치도 함께 부과했다. 이번 결합으로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의 사업자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고, 3개사 합산 점유율이 각각 82%, 95%에 달해 과점 구조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가격 인상을 차단하기 위해 국내 판매 가격 변동률을 해외 경쟁 가격인 수출가격 변동률 이하로 제한했다. 또한 저수익 제품의 기습적인 생산 중단을 막고자 기존에 생산하던 모든 제품 규격에 대해 국내 수요자가 요청할 경우 전량 비차별적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아울러 계열사 간 가격·원가·재고 등 경쟁민감정보 공유를 금지하고 임직원 겸임을 제한하는 정보 차단 장치도 명문화했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수요자인 중소 가공업체들이 가격 인상이나 물량 부족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5년간 행태적 시정명령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에 노출된 시장 특성을 감안하되, 국내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남용은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산 1호 결합 승인으로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 등 4개 사가 참여하는 ‘여수 1호’ 기업결합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이들 기업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안을 승인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여수 1호 등 이어지는 석유화학 기업결합에 대해서도 시장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국내 석유화학 시장에서의 경쟁을 보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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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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