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계정대 증가율보다 대손충당금 증가율 높아
책준형 신탁 부실 지속…대주단 피소 잇따라
당기순이익 2분기 적자 전환…경영난 지속
[대한경제=권해석 기자]부동산 신탁업계의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적립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추가로 부실화된 사업장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1분기 흑자를 냈던 당기순이익은 2분기 들어 다시 적자 전환됐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4개 부동산신탁사의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2조932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2조6058억원과 비교해 12.6% 증가했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 자금을 신탁계정으로 빌려주는 자금이다. 신탁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입한 자체 자금을 뜻한다.
올해 1분기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작년 말보다 4.2% 늘었는데, 2분기에는 8.0%로 확대됐다. 반면, 신탁계정대는 올해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5.4% 늘었고, 2분기에는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이 신탁계정대보다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부실 사업장이 더 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부동산 사업장에 투입한 자금과 평가가치 사이의 차액인데, 새로 투입한 신탁계정대가 부실화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올해도 신탁사가 일정기간 내에 공사 완료를 책임지는 책임준공형 부동산신탁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나고 있다.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이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했다면서 올 들어 대주단으로부터 새로 피소를 당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면서 신탁업계의 경영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올해 1분기 7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던 신탁업계는 올해 2분기에는 1586억원 순손실로 전환됐다.
특히 KB부동산신탁이 올해 2분기에만 16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전체 손실액(786억원)의 2배가 넘는 막대한 손실액이다. 손실의 상당부분이 책준형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KB부동산신탁은 올해 KB금융지주로부터 15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신탁업계의 어려움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탁사가 신탁계정대를 회수하려면 보유하고 있는 신탁자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신탁사가 보유한 부동산 대부분이 물류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인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탁사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기존 사업장의 충당금 증가보다는 새로 부실 사업장이 추가됐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회복돼 신탁자산의 가치가 증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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