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서울시의 ‘남산 곤돌라’ 설치 여부를 판가름할 행정소송의 2심 결론이 한 달 뒤로 미뤄졌다.
서울시가 “공익성이 배제된 판결”이라며 항소한 상황에서 2심 선고가 미뤄진 게 이번 소송의 결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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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곤돌라 예상도/ 사진: 서울시 제공 |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는 한국삭도공업 등이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 판결선고기일을 오는 9월17일 오후 2시로 변경했다.
당초 선고기일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선고기일 변경 사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이날 선고기일 변경은 다소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 당사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은 불과 몇 시간 전에야 판결 선고가 미뤄졌다고 통보받았다.
남산 곤돌라 사업 주무 부서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관계자들도 이날 오후 1시30분쯤에야 선고기일이 변경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부장판사 출신인 A변호사는 “사건 내용이 복잡하거나 기록이 많아 재판부의 사건 검토나 판결문 작성에 시간이 더 필요하면 선고기일 당일에도 판결 선고가 미뤄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 과정에서 소송대리 로펌을 법무법인 율촌으로 바꾸는 등 전열을 전면 재정비했다. 원고 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소송대리를 맡고 있다.
양쪽은 지난달 9일 2심 변론종결 이후에도 서면 공방을 이어왔다. 지난 10일 원고 측의 참고서면 제출에 이어 14일에는 피고인 서울시 측이 참고서면을 제출해 받아쳤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곤돌라 설치를 위해 남산 일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빼고 근린공원으로 편입한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결정이 적법한지다.
앞서 서울시는 시민들의 편의와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명동역 인근에서 남산 정상부까지 832m 구간을 오가는 곤돌라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시는 남산에 높이 30m 이상 중간 지주(철근 기둥)를 설치하기 위해 기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했다.
그러자 기존 케이블카 운영업체인 한국삭도공업은 시의 처분이 공원녹지법상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 기준을 지키지 않아 위법하다며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소송을 냈다.
남산숲 지키기 범시민연대 공동대표인 정모씨와 남산 인근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도 원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곤돌라 노선이 남산 인근 학교와 주거지역 인접 구간을 통과하면서 소음과 경관 훼손, 사생활 침해, 학습 환경 악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반면 시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맞섰다. 게다가 남산 케이블카의 독점 운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곤돌라 설치가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케이블카는 1961년 정부의 허가 이래 한국삭도공업이 3대에 걸쳐 60년 넘게 독점 운영하고 있지만, 국유지 사용료는 연간 1억원대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남산의 봉이 김선달’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1심은 집행정지 결정에 이어 본안 소송에서도 한국삭도공업 등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서울시의 처분이 공원녹지법 시행령에 정해진 ‘도시자연공원구역의 변경ㆍ해제에 관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녹지가 훼손돼 자연환경의 보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여가ㆍ휴식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지역만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1심은 원고적격(소송을 낼 자격)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삭도공업이 60년 넘게 케이블카 사업을 독점적으로 운영해 막대한 수입을 거둬온 사정이 있지만, 이런 사정만으로 원고적격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곤돌라 설치 공사는 2024년 10월 법원의 첫 집행정지 결정 이후 공정률 15%에서 중단된 상태다. 올해 1월에는 2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공사 중단 상태를 유지해 달라는 두 번째 집행정지 신청도 받아들여졌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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