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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직원에게 전가했다”…삼성전자 DX노조 1800여명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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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21 23:01:56   폰트크기 변경      

21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서 삼성전자 DX노조의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 요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


동행노조, 경영 실패 책임 촉구…“임원은 전사 성과 보상, 직원엔 각자도생 요구”
자사주 1000주·공통재원 요구…삭발식에 이재용 회장 면담 요청까지
임단협 타결 후 근무시간 집회…쟁의행위 해당 여부·평화의무 위반 논란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의 가전·TV·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중심의 노동조합인 ‘동행노조’가 최근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경영진의 경영 실패에 있다며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는 주최 측 추산 1800여명의 조합원이 집결한 가운데 동행노조의 대규모 규탄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서초사옥 일대를 행진하며 “박학규·정현호 사퇴하라”, “경영 실패 책임져라”, “역대 판매·역대 적자 설명하라”, “직원은 권고사직, 임원은 호의호식”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현장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진과 함께 ‘DX 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어주세요’라는 현수막과 근조 화환이 놓였으며, 노조 집행부의 삭발식도 진행됐다.


“임원은 전사 성과, 직원은 각자도생”…보상 불균형 지적


동행노조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 적자 전환 등 DX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경영진의 판단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예측 가능한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장기 공급계약이나 SCM(공급망관리)을 통한 원가 방어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올해 2분기 8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반면 반도체(DS) 부문은 메모리 업황 개선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사업부 간 수익성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동행노조는 이 같은 실적 차이가 직원 보상 격차로 이어지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손종현 동행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왜 임원은 전사 성과로 보상받으면서 직원들에게는 사업부별 각자도생을 요구하는지 회사는 답해야 한다”며 “왜 경영 판단 실패의 대가가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돌아오는지 답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합의에 따라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고 DX부문 등에는 직원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업부별 성과보상 규모에 큰 차이가 발생했고, 양 부문의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0배에 이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행노조는 회사가 임원에게는 전사 성과를 반영하면서 직원에게는 사업부별 성과를 적용하는 이중적인 보상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행노조는 이날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전사 성과의 일정 비율을 기반으로 한 공통재원 마련 △기본급 인상률(Base-up)의 전사 동일 적용 등을 요구했다.

전체 규모가 약 12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1000주 요구에 대해 노조 측은 “과거 DX부문 호황기 시절 추가 성과 배분 대신 전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등 다른 사업에 재투자된 가치가 그에 상응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DX부문이 분기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1인당 1000주의 자사주를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이미 타결·이행이 끝난 임금협약을 사후적으로 뒤집는 선례가 되어 향후 노사 합의의 안정성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근무시간 집회 적법성 논란…‘쟁의행위’ 해당 여부가 핵심


이번 집회를 둘러싸고 절차적 정당성과 적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2026년 임금협상이 타결된 상황에서 합의 유효기간 동안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평화의무(Peace Obligation)’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행노조는 현재 별도의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노조법상 쟁의행위는 노동관계 당사자가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이번 집회가 단순한 노조의 집회·의사표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실질적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우선적인 판단 대상이다.


노조 측은 “조합원들이 연차와 사내 휴무 제도인 ‘디데이(D-DAY)’를 자발적으로 활용해 참석했으므로 쟁의행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사측 시각은 다르다. 근무시간 중 다수 조합원이 집단으로 휴가를 사용해 업무에서 이탈한 행위는 형식상 휴가일 뿐 실질적으로는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파업)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제로 이번 집단행동이 쟁의행위로 판단되고 업무 차질까지 발생한다면 법적 책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있다. 반대로 회사의 제도에 따라 적법하게 휴가를 사용한 개별 직원들의 집회 참여까지 일률적으로 불법 쟁의행위로 볼 수 있는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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