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러 사장 “당연한 것을 다시 묻는 과정”
기둥 없앤 코치도어에 강성 12% 더 높여
사고 3800만건 분석해 지붕 에어백 개발
울산 EV공장 제조 과정 영상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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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사진: 제네시스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B필러를 없앤 코치도어, 실제 사고 3800만건을 분석해 만든 지붕 에어백, 차를 만들기 위해 새로 지은 공장까지. 제네시스가 초대형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90’에 적용된 핵심 기술 개발 과정을 연구개발 책임자들이 직접 풀어놨다.
제네시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GV90 테크 브리프’를 열었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가 디자인과 상품성을 처음 선보인 자리였다면, 이날 행사는 차량에 적용된 핵심 기술을 개발자들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GV90 네오룬의 코치도어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차체에 고정된 기둥(B필러) 없이 앞뒤 도어가 마주 보며 열리는 구조로, 개방감은 크지만 강성 확보가 과제로 꼽혔다. B필러는 지붕과 바닥을 잇는 기둥으로 측면 충돌 하중을 견디고 차체 비틀림을 잡아주는 핵심 골격이라, 이를 없애면 강성이 약해진다는 게 설계의 오랜 상식이었다.
제네시스는 B필러를 없애는 대신 그 역할을 도어 안쪽으로 옮기고, 경주차의 롤케이지 원리를 재해석한 구조를 차체 내부에 더해 문제를 풀었다. 도어 안에는 1.8GPa급 초고강도 강철 빔을 수직ㆍ수평으로 교차 적용했고, 탑승 공간에는 1.5GPa급 강철 튜브로 짠 ‘히든 롤케이지’ 구조를 넣었다.
이대희 제네시스바디설계실장은 “일반 스윙도어를 적용한 GV90도 경쟁차를 앞서는 강성을 확보했지만, GV90 네오룬은 그보다도 12% 더 높은 강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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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R&D본부장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 제네시스 제공 |
루프(지붕) 에어백은 발생 빈도가 낮지만, 중상 위험이 높은 전복 사고에 주목하면서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승목 통합안전개발실 상무는 “각국 법규와 충돌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도로에서 일어난 사고 3800만건을 들여다봤다”고 부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속 110㎞로 달리던 차량이 경사로를 넘어 전복되는 순간 루프 에어백을 포함한 12개 에어백이 전개돼 탑승객을 보호하는 시험 영상이 함께 공개됐다.
주행 성능에서는 고성능차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를 앞뒤 바퀴에 모두 적용한 점이 주목됐다. 코너를 돌 때 네 바퀴의 힘을 정교하게 배분해, 빗길이나 눈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서스펜션의 압축과 인장을 각각 제어하는 모노튜브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 공기 주머니를 여닫아 서스펜션의 강성을 실시간 조절하는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도 적용됐다.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다가도 코너에서는 차체를 단단히 잡아주는 기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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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V90의 제조 과정을 담은 영상 Sanctuary of Fineness./사진: 제네시스 제공 |
이날 제네시스는 GV90 생산을 위해 새로 지은 울산 EV공장의 제조 과정을 담은 영상 ‘Sanctuary of Fineness(완벽함이 빚어지는 곳)’도 처음 공개했다.
차체 패널을 찍는 프레스 공정에는 6800톤급 서보 프레스를 도입했고, 알루미늄 비중을 크게 높인 차체를 잇기 위해 알루미늄과 스틸 등 이종 소재를 부위별로 접합하는 4가지 신공법을 적용했다. 도장 공정에는 고객이 원하는 색을 입히는 맞춤형 컬러 부스를 뒀고, 낮은 온도에서 굳는 도료를 새로 개발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40% 줄였다. 마지막 공정에서는 노면 요철을 재현한 롤러 위에서 차량을 굴리고 최대 시속 160㎞의 바람을 일으켜, 생산되는 모든 GV90의 정숙성을 동일한 조건에서 검증한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R&D본부장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SUV를 개발하는 일이 아니었다”며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의문을 던지고, 제네시스에게 럭셔리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묻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는 GV90를 “제네시스가 지금껏 만든 차 가운데 가장 어려운 차”로 소개하며 “고객이 차를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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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발표자들이 기자단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제네시스 제공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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