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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 C] 농심 해외법인 급성장… 조용철표 ‘깜짝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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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25 14:00:25   폰트크기 변경      

2분기 해외법인 매출 31% 증가

2% 증가 그친 내수 실적 상쇄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10월말 부산 수출전용 공장 가동

차세대 핵심시장 유럽 공략 가속



[대한경제=정대연 기자] 조용철 대표가 이끄는 농심의 해외 사업이 순풍에 돛을 달았다. 신라면 등 농심의 대표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데다 조 대표가 해외 법인 임원까지 역임하며 책임 경영으로 힘을 실으면서다. 내수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사업의 부진 만회는 물론 2030년까지 매출의 6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달성에도 한 발 다가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2분기 해외 법인 매출은 3286억원으로 31% 급등했다. 한국 법인 매출은 6275억원으로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반기로 넓혀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상반기 해외 법인 매출은 6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성장했으나, 같은 기간 국내 법인 매출은 1조 2487억원으로 0.5% 역성장했다. 국내 부진을 해외 사업이 상쇄하며 연결기준 매출 9561억원, 영업이익 59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2%, 47.6% 성장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증권가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하반기 컨센서스를 높였다. 금융분석기업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실적 발표 이전 2168억원이었으나, 발표 이후 2320억원으로 7% 높아졌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유럽 주요 유통 채널 입점 확대, 러시아는 8월 법인 영업 개시 효과가 반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 성장을 이끈 건 신임 조 대표의 해외 집중 전략 효과다. 조 대표는 풍부한 해외 사업 경험으로 ‘해외통’으로 불린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동남아총괄 마케팅팀장, 생활가전사업부 리빙제품 글로벌 사업담당, 태국 법인장 등을 역임하다 농심에 입사한 이후에도 영업부문장까지 지냈다. 농심은 조용철 대표를 선임할 때 “해외 시장에 풍부한 경험과 현장 감각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가”라고 말한 바 있다.

조 대표는 5개 해외 법인에 비상근 등기임원을 지내며 해외 사업 성과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다. 농심의 전문경영인대표가 해외 법인 등기 임원을 지낸 건 2021년 박준 전 대표가 퇴임하고 5년 만이다. 전임 이병학 대표는 4년간 해외법인 임원을 지내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해외 매출 7363억원을 2025년 1조 602억원으로 44% 끌어올렸으나, 해외매출 비중은 2022년 29.4%에서 2024년 27.9%까지 낮아지는 등 고전을 하기도 했다. 조 대표가 책임경영에 나서면서 상반기 해외 매출은 직전 반기(5544억원) 대비 15.7% 성장했다.

특히, 조 대표는 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 호주 등 핵심 해외 법인 관리에 공을 들이면서 성과로 연결시켰다. 상반기 기준 농심 미국 법인의 매출액은 2873억원으로 전체 해외 법인 매출액의 45%를 차지한다. 미국 법인 매출의 2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8%다. 전년 3월 설립된 유럽의 상반기 매출액은 803억원으로 성공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 대표가 임원으로 등재된 해외 법인 실적이 나란히 상승하면서 6월 설립된 러시아 법인의 성과도 같은 궤적을 그릴지 기대를 모은다.

조 대표를 필두로 농심이 해외 사업에 명운을 거는 건 성장 가능성이 명확해서다. 2분기 기준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약 6%다. 국내에서는 원자재 부담 상승과 정부의 물가 안정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쉽지 않아,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사업이 필수다. 조 대표는 취임 직후 올해 농심 경영지침으로 ‘글로벌 애자일러티&그로스(Global Agility&Growth)’를 주문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강조한 그는 지난 5월 신라면 40주년 행사에서 “2030년까지 매출 7조 3000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 10%를 확보하겠다”며 해외 매출 비중은 6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의 성장 키는 북미에 이은 차세대 시장인 유럽이 쥐고 있다. 농심은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하반기에 이르면 유럽 법인이 초기에 지출했던 판관비를 줄여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수출 전용 녹산 공장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유럽을 중심으로 국내 법인의 수출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녹산 공장은 국가별로 다르게 요구하는 제품 기준에 따른 맞춤 생산이 가능한 환경”이라며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k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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