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오조작ㆍ과적이 원인… 예견하기 어려운 사고”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석탄 하역장에서 덤프트럭이 넘어져 하청업체 근로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청업체 대표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운전자의 이례적인 오조작으로 덤프트럭이 전도될 가능성까지 경영책임자가 예견하기는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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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SK멀티유틸리티(SKMU) 김남규 대표와 하청업체 대표 A씨의 상고심에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SKMU는 2021년 SK케미칼에서 전기ㆍ스팀 등 유틸리티 공급 사업을 분리해 설립한 회사다.
2022년 12월 울산 남구 SKMU 석탄 하역장에서는 하청 근로자가 석탄 하역 작업 중 덤프트럭이 넘어지면서 쏟아진 석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덤프트럭에는 허용된 적재량 25.65t(톤)을 크게 초과한 38t의 석탄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운전기사 B씨가 후방 게이트(호퍼)를 열지 않은 채 적재함을 들어 올리는 바람에 적재함을 지지하던 유압실린더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꺾이면서 트럭이 넘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SKMU가 사고 발생 두 달 전 위험성평가를 통해 석탄 낙하 위험을 인지하고도 감시인 배치나 출입통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전보건협의체 회의에서 비슷한 사고 사례를 보고받았는데도 필요한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덤프트럭 운전자 B씨의 부주의인지, 원청 대표의 주의 의무 위반인지가 쟁점이 됐다.
1ㆍ2심은 모두 B씨의 ‘오조작’과 ‘과적’을 직접적인 사고 원인으로 보고 김 대표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원ㆍ하청에 근로자의 출입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한 잘못이 일부 있더라도, 운전자의 이례적인 오조작으로 덤프트럭이 넘어지는 사고까지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는 게 1ㆍ2심의 판단이었다.
2010년부터 2025년 1월까지 15년간 전국 노동청에 같은 유형의 사고가 보고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사고가 발생한 경위 자체가 특수하고 이례적이어서 원ㆍ하청 관계자들이 이런 사고를 예견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SKMU와 하청이 위험성평가 절차를 마련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확인된 위험 요인에 대해 필요한 조치와 교육을 해온 점도 참작됐다.
다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B씨와 B씨가 소속된 운송업체 대표에게는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SKMU 법인의 경우 사고와 별도로 일부 작업장에 안전난간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혐의(산업안전보건법 위반)로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검찰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 성립에 관한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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