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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임성엽 기자]정부와 여당이 500세대 미만 소규모 정비구역 지정 권한의 자치구 이양을 추진하는 가운데, 불과 몇 달 전 당내 핵심 인사들이 ‘난개발과 재정 한계’를 이유로 이를 반대했던 것으로 나타나 정책의 일관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500세대 미만 개발 시 구청의 역량 부족과 인프라 공백이라는 물리적ㆍ구조적 현실은 변화된 게 없는데 논리적 보완책 없이 입장만 바뀌었기 때문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지난 3월 서울시장 후보 경선 합동토론회에서 정원오 후보의 ‘500세대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 이양’ 공약을 반박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전체 서울시 개발구역의 40% 이상이 500세대 미만인데 권한을 넘기면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구청장은 재원이 없어 현실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에서 지침을 통일하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지침만으론 부족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현희 의원 역시 “500세대 미만으로 개발이 쪼개지면 서울시 전체의 일관성 있는 도시계획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500세대 미만 소규모 정비사업은 대단지에 비해 사업성이 낮아 개별 사업자가 광역 기반시설을 확충할 기부채납 여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늘어나는 교통량과 상하수도 용량, 주차난 등 동네 전체의 인프라 공백을 메우려면 자치구의 일정부분 재정지출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서울시 자치구들의 재정 여력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영배 위원장은 재선 성북구청장 출신으로 자치구 행정현실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과 5개월 만에 김 위원장의 기류는 180도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소속 17개 자치구청장들과 정책간담회를 열고 “오세훈 시장이 우려하는 난개발은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500세대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의 자치구 이양을 공식화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이를 중앙당에 건의해 관련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당에서도 구청장들의 요구를 종합해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이관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도시정비법 제8조는 현재 정비구역 지정을 시ㆍ도지사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정은 법안을 개정해서라도 권한 이양을 하겠다는 점을 공식화하면서 서울시의 우려도 더 커지고 있다. 부작용에 대한 뚜렷한 보완책도 없이 권한 이양을 강행할 경우, 결국 주거 환경 악화와 난개발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시정질문에서 “초중고 학교 등 필수 기반시설은 도외시한 채 500가구 미만으로 쪼개기 개발을 허용하면 10~20년 뒤 정비사업은 엉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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