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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예산안] ① 반도체가 만든 820조 ‘초슈퍼예산’..."청년과 지방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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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9-01 14:10:36   폰트크기 변경      
‘2027년도 예산안’1일 국무회의 의결

820조 예산의 ‘대전환 베팅’

총지출 12.8% 늘려 사상 최대

162조 미래대응기금 신설

첨단산업ㆍ청년ㆍ지방 집중투자

초과세수 지속성은 시험대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820조원.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도 나라살림 계획안이 1일 국무회의 문턱을 넘었다. 총지출 증가율 12.8%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10.6%) 이후 가장 가파른 수치다. 그런데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오히려 3.8%p 줄고 국가채무비율도 3.3%p 낮아진다. 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까지 챙기는, 좀처럼 보기 힘든 조합이다. 정부가 “성장과 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 화려한 청사진의 밑바탕엔 위태로운 전제가 깔려 있다.

확장 재정 여력의 근간이 반도체 기업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국세수입 증가분 168조9000억원 중 법인세만 115조4000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68%를 차지한다. 정부는 이렇게 불어난 세수를 청년ㆍ지방ㆍAI(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판에 집중적으로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10년 내국세(국세 중 관세 제외분) 추세선을 웃도는 초과세수 162조3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따로 떼어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4대 분야에 45조4000억원을 쓰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반도체 자체에도 ‘3대 메가프로젝트+AI’ 예산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이런 밑천이 지속 가능할지는 별개 문제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조차 “3~5년으로 보이는 이 반도체 사이클이 향후 어떻게 정리될지는 그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인정했다. 특정 업종의 실적 변동에 따라 세수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으로,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남은 셈이다.

정치적 셈법에 대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청년 예산이 올해 대비 53.5% 늘어난 43조3000억원으로 급증하자,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여당을 향한 2030세대 지지율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조 차관은 “그동안 청년 정책은 찔끔찔끔 늘려와 체감도가 낮았기에, 이번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전폭적으로 해보자는 취지”라고 적극 해명했다.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우려도 있다. 세수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취지로 일반회계 밖에 별도 기금을 신설하면서, 국회 심의를 매년 거치지 않고 정부가 재량으로 재정을 운용할 여지가 커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기획처는 “기존 기금 평가 체계와 국회 통제를 그대로 따르며, 오히려 국회 사후통제가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도 ‘슈퍼 예산안’은 이달 정기국회에 제출돼 심사를 거친다. 일찌감치 여ㆍ야가 반도체 세수의 지속가능성과 미래대응기금의 통제 방식을 놓고 대립을 예고한 만큼 예산안 통과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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