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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찰랑’ 앞세워 국내 소주 시장 진출…국내 주류업계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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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31 11:05:07   폰트크기 변경      

맥주 1위 오비맥주, 제주 화산암반수 활용한 15도 소주로 소주 시장 첫 진출
수도권·제주 유흥 채널부터 순차 공략…“장기적으로는 카테고리 전반 확장 노릴 듯”
하이트진로·롯데칠성 양강 구도에 ‘메기’ 등장…업계는 긴장 속 예의주시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오비맥주가 국내 최대 맥주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소주 시장에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오비맥주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주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오랜 기간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두 회사가 양분해온 국내 소주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31일 오비맥주는 제주 화산암반수를 원료로 한 15도짜리 소주 신제품 ‘찰랑’을 9월 말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2024년 제주소주를 인수한 뒤 수출용 소주 ‘건배짠’을 선보였지만 자체 소주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찰랑 / 사진: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의 발판으로 삼은 곳은 제주소주의 후신인 제주공장이다. 앞서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는 2024년 9월 신세계그룹 주류전문 기업 신세계엘앤비(L&B)가 보유하고 있던 제주소주를 인수했다.

당초 오비맥주 측은 인수 목적에 대해 해외 소주·맥주 수출 확대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찰랑’ 출시로 내수 시장 공략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단순한 수출 전진기지 확보를 넘어 본격적인 국내 소주 카테고리 진출로 전략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찰랑은 제주 동부 지역의 화산암반수와 용암해수소금을 원료로 삼아 인위적인 알코올 향과 단맛을 낮추고 감칠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도수는 대중적인 소주보다 낮은 15도로 설정해 최근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저도수·저자극’ 흐름을 정조준했다.

오비맥주는 찰랑을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지역의 식당·주점 등 유흥 채널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마트나 편의점 같은 가정용 채널로의 확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는 신제품의 시장 반응을 살피며 단계적으로 유통망을 넓혀가겠다는 전형적인 ‘테스트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혁신적이고 다양한 제품을 바라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출시 배경을 설명하며 “한국의 소주와 K컬처를 전파하는 역할도 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출시로 업계는 긴장속의 예의주시 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국내 소주 시장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이 지역별 강세를 나눠 가지며 사실상 양강 구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여기에 압도적인 맥주 브랜드 파워와 전국 단위 유통망을 보유한 오비맥주가 가세하면서,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스’로 대표되는 오비맥주의 영업력과 채널 장악력이 소주 시장에서도 그대로 위력을 발휘할 경우, 기존 강자들의 점유율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소주는 지역별 소비자 충성도가 유독 강한 카테고리인 만큼, 초기 시장 안착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마케팅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또한 국내 소주 시장 자체가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안착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22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촐고량은 △2022년 86만2000천㎘ △2023년 84만4000㎘ △2024년 81만6000㎘ △2025년 79만3000㎘을 기록하며 80만㎘ 밑으로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비맥주가 실제로 얼마나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느냐가 이번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가정용 채널 진출 시점과 후속 제품 라인업 여부에 따라 국내 소주 시장의 판도가 다시 짜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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