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GDP 합치면 6조달러…경쟁 아닌 보완 관계로 더 큰 시장 만들자”
공급망ㆍ에너지안보ㆍAI반도체 공동성명 채택…내년 16회 인천 개최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ㆍ사진)은 SK하이닉스가 일본에 반도체 공장 설립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일본 전역을 살펴보고 있다.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곳이라면 어디든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잠재적 파트너나 일본 내 구체적인 설립 지역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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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31일 열린 ‘제15회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제공 |
SK그룹 관계자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 어디나 공장 설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합작공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일본 투자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검토 단계에 있다. 마치는 대로 알리겠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SPC를 통해 일본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키옥시아 지분을 14%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는 비상장 기업 나믹스부터 반도체 장비 대기업인 도쿄 일렉트론에 이르기까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협력업체가 있으며 소니 그룹, 닌텐도 등 주요 고객사도 있다. 미국의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일본 서부 히로시마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대만 TSMC와 같은 해외 반도체 제조업체의 일본 내 공장 확장 프로젝트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차세대 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팹) 기공식을 열었으며,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한 추가 방안도 모색중이다. 한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확장에도 54조원(390억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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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왼쪽)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31일 열린 ‘제15회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제공 |
최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한국과 일본은 산업 구조 및 시장, 기술에서 서로 닮았다”며 “이제는 경쟁이 아닌 보완의 관계로 더 큰 시장, 더 발전된 산업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양국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6조달러를 넘는다”며 “블록화되는 세계 시장 속에서 한일이 서로의 시장을 넓혀주는 파트너가 되는게 현실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에는 ‘떡은 떡집에 맡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즌다모치로 유명한 센다이에서 이 표현을 빌려 “경제를 제일 잘하는 기업인들이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야 현실적인 해답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언급하며 “올해는 그 60년을 다시 시작하는 첫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핵심광물 공급망ㆍ에너지 안보 등에서 정상외교의 성과가 쌓인 만큼, 이제는 경제 현장에서 그 가능성을 구체화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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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의와 일본상의가 31일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를 주제로 ‘제15회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제공 |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은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최 회장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저녁 만찬에서 최 회장이 이번 회장단 회의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난 4년간 함께하며 한일 경제관계 발전을 위해 공헌해준 노고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화답했다.
또 지난 5월 한국 안동 한일 정상회담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와 원유ㆍ석유제품ㆍ액화천연가스(LNG) 상호 융통 등 에너지 안보 협력 방침이 제시된 점을 짚으며 “이런 분야에서 한일 산업계가 솔선해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도호쿠대의 차세대 방사광 시설 ‘나노테라스’를 소개하며 AIㆍ반도체ㆍ클린에너지 분야 공동창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부연했다. 한일 상호 방문자 수가 지난해 1311만명으로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도 협력 기반의 근거로 들었다.
한일상의는 이날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지지, 비축 확대, 원유ㆍ석유제품ㆍLNG 상호 융통 등 에너지안보 강화에 적극 기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 요코하마 국제원예박람회를 계기로 환경ㆍ그린 분야 혁신 협력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글로벌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까운 이웃인 한일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는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일경제연대’ 논의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지역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과제를 하나씩 발굴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는 1985년 첫 회의를 시작으로 40여년간 이어졌다. 내년 제16회 회의는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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