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로 인상하면서 증시 유동성 둔화 우려가 커진 반면, 개인투자자의 차입 투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이 100조원 밑으로 축소된 상황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원을 재돌파해, 향후 시장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변할 경우 매물 출회 압력과 이자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3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4일 27조4038억원까지 떨어졌던 신용융자 잔고는 불과 3주여 만에 6조원 가까이(5조9252억원) 불어났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현재 연중 최고치(38조6328억원)의 86%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초단기 차입 지표인 위탁매매 미수금도 1조233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대를 유지했다. 결제일까지 미수금을 상환하지 못해 발생한 위탁매매 반대매매 규모는 24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식 매수를 위해 계좌에 둔 투자자예탁금은 96조7091억원으로 내려앉아 100조원 붕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106조원대를 기록했던 예탁금이 일주일여 만에 10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셈이다. 증시로 들어오는 신규 현금 자금이 마른 상태에서 일부 기존 투자자들만 차입을 늘려 매수에 나서는 구조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표면적인 해석으로는 현금 투자자 대신 신용 투자자가 매수를 떠받치며 한계 매수자가 교체된 상황”이라며 “향후 시장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할 경우에는 잠재적 매도가 더 강하게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이자 비용 부담도 본격화하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이 조달금리에 반영될 경우 신용융자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는 3개월 이용 기준 평균 연 9%에 육박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61~90일 이용 기준 최종금리는 평균 연 8.92%에 달했고, 16~30일 이용 기준도 평균 연 8.17%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높은 수준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차입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소폭만 올라도 체감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며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불어난 신용잔고가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차입 투자 수요 둔화와 자금 유출이 맞물리며 증시 유동성 전반에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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